구글플레이 개발사 대담…"문화차 극복·번역 여전히 난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세계 시장에서 다운로드 1억건을 넘긴 중소 업체들은 '국외 대박' 비결로 앱 품질에 대한 고집과 문화 차를 이해하는 감수성을 꼽았다.
안드로이드폰용 앱 마켓 구글플레이는 2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글로벌 1억 다운로드' 클럽에 진입한 소규모 개발사 3곳을 초청해 이들의 경험을 듣는 행사를 열었다.
스마트폰 배경 사진을 공유하는 '배경화면 HD' 앱을 만든 신철호 OGQ 대표는 "구글플레이에 사용자 불만 글이 올라오면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답글을 달았다. 함박눈 오는 날에 눈 치우는 것처럼 고되고 반복적인 일이었지만 이렇게 6년을 계속하니 각국 고객의 신뢰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일본·인도 등지에서 메모 앱의 대명사가 된 '컬러노트'의 개발사 소셜앤모바일의 김미재 이사도 꾸준한 앱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저가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국가들을 고려해 저성능 기기에서도 잘 돌아가도록 앱 최적화를 항상 한다. 구식 운영체제(OS)에서도 부드럽게 작동되도록 계속 앱을 고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셀카(자기사진) 앱인 '캔디카메라'를 내놓은 제이피브라더스도 제품의 질로 정면 승부한 사례다.
이 회사의 안세윤 이사는 "2013년 캔디카메라를 출시하기 전 시중의 유명 셀카 앱을 거의 다 써보고 이들의 장점을 모아 제품에 적용했다. '창조는 편집'이라는 말처럼 이미 알려졌던 장점을 새롭게 정리하니 사용자들이 다르게 봐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생활의 도구인 앱은 각국 문화 차이의 풍랑에 쉽게 흔들린다. 앱의 문구 등 디테일조차 현지의 금기를 건드려 항의가 쏟아질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개발사들은 문화 차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GQ의 신 대표는 "멋진 철도 풍경 사진이 있어서 앱 메인 화면에 올렸더니 '그 장소가 유대인 학살 현장'이라는 장문의 성토 메일이 온 적이 있었다. 이런 지적을 수용하면서 우리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제이피브라더스의 안 이사는 "국가별로 미(美)의 기준이 달라 셀카 앱에서 많이 쓰는 필터(이미지 수정) 기능도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한국은 눈을 많이 확대하고 브라질은 허리를 줄이고 골반은 늘리는 기능을 좋아하는데 이런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앤모바일의 김 이사는 언어 장벽이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했다. 전문 번역 업체가 앱의 용어를 외국어로 옮겨주는데, 서비스 특성이나 문화 차를 잘 반영하지 못한 실수가 있는지 매번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개발사 3곳은 특정 국가에서 왜 자사 앱이 인기가 급등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다들 "정말 잘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예컨대 컬러노트는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앱이었는데, 예쁘고 귀여운 서비스를 좋아하는 일본에서 유독 더 반응이 좋았다는 것이다.
개발사 3곳은 각각 앱 실사용자가 수백만∼수천만명 수준이지만 아직 앱을 통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지는 못한 상태다.
이들은 일단 충성도 있는 사용자들을 확보한 만큼 곧 광고와 유료 앱 배포 등의 방식으로 수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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