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安방' 한밭서 불붙은 1등 경쟁…"한표라도 이겨야"

입력 2017-03-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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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安방' 한밭서 불붙은 1등 경쟁…"한표라도 이겨야"

삼각 중원 쟁탈전…文"제가 먼저" 安"불안한 대세" 李 "세력아닌 능력"

지지자들 서로 격려박수, '안정희' 호칭 사과…3色 단체복 4천여명 응원전 팽팽

일부선 상대후보 '야유·고성' 여전…'경선개입 중단' 손팻말도

(대전=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서혜림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중원 쟁탈전이 27일 한밭 벌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남권역 대선후보 순회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충청 민심을 두고 한 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안 지사로서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인 기필코 1위를 사수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고, 문 전 대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 표라도 이기면 다행"이라며 연승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시장 역시 이날 선전을 바탕으로 이후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지자들 역시 이날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해 어느 때보다 목청을 높여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응원가를 부르며 열띤 장외대결을 이어갔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상호 비방이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서로 상대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과열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일부에서는 야유와 고성도 여전히 되풀이됐다.





◇ 文 "제가 먼저" 安 "불안한 대세" 李 "세력 아닌 능력" = 주자들은 정견발표부터 팽팽한 삼각 신경전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문 전 대표는 "이번에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며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에게는 '차기'도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안 지사는 "적폐청산, 적폐청산을 하자고 하는데, 어떻게 청산을 하자는 말인가"라며 "잘못된 정책은 선거에서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문 전 대표를 경계했다.

'홈그라운드'답게 많은 박수와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른 그는 "문 전 대표에게도 박수를 보내달라"고 여유를 보이면서도 "당내 불안한 대세론으로 유승민 안철수 이 대결에서 정말 이길 수 있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연설한 이 시장은 "기득권과 인연이 없고 기득권과 끊임없이 싸워온 개혁혁명가 이재명 만이 적폐청산을 제대로 하고 공정국가를 만들 수 있다"며 "세력이 아닌 능력,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 文 "한 표라도 이기면" vs 李 "당연히 安이 1등"…安·李 '과반저지' 연대? = 행사를 한 시간가량 남겨두고서 행사장에 들어온 후보들은 겉으로는 시종일관 웃음을 보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입장하면서 조우해 악수와 덕담을 나눴고, 주자들은 각자 상대 지지자들에게도 인사하는 '여유'도 잃지 않았다.

그런데도 주자들은 이날 경선의 엄중함 때문인지 이따금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특히 '호남대전' 이후 경선 레이스 구도를 염두에 둔 듯 서로에게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취재진이 '안 지사의 안방에 왔다'고 묻자 "제가 한 표라도 이기면 다행"이라고 답했다. '1등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웃기만 하고 답을 하지 않았다.

안 지사는 반면 "제가 이기지 않을까"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호남에서 문 전 대표에게 큰 차이로 뒤진 만큼 '홈그라운드'에서 이겨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손에 땀을 쥐는 경선이 돼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수도권까지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여기는(충청에서는) 안 지사가 1등을 해야 한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 저지를 위해서는 충청에서 안 지사가 선전해야 하는 이 시장의 현재 상황이 반영된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다만 영남에서는 안 지사를 넘어설 것이라고 확신하고, 본거지인 수도권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할 수 있다. 문 전 대표를 꺾고 본선에 가겠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 불꽃 튀는 장외 응원경쟁…'호칭 실수' 사과도 = 이날도 각 주자의 지지자들은 양보없는 응원대결을 펼쳤다.

이날 5천여 석이 마련된 대전 충무체육관에는 4천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려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다만 이는 호남 순회경선보다는 3천명 가량 줄어든 숫자다.

문 전 대표 지지자는 파란색, 안 지사 지지자는 노란색, 이 시장 지지자는 주황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서 행사 1시간 전부터 집결했으며, 이들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가를 부르거나 파도타기 응원을 할 때마다 행사장이 들썩거렸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야유와 고성이 나와 문제가 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 경쟁 상대 주자들에게도 박수로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터줏대감' 안 지사에 대해서는 모든 참석자가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홍재형 선관위원장이 안 지사를 향해 "안정희"라고 호칭해 논란이 됐던 것에 대한 사과도 나왔다.

홍 위원장은 "27일 광주 대회에서 존경하는 안희정 후보의 함자를 잘못 말씀드려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고, 이에 안 지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받았다.

추미애 대표 역시 "제 이름을 거꾸로 부르면 '애미'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홍 위원장이 사과를 했는데 굉장히 긴장된 날이었다. 사고가 아닌 사고가 있었는데 네 분 후보에 큰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일부선 야유·비난도 여전 = 호남경선의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과는 별개로 일부 지지자들은 여전히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야유를 보내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최성 고양시장이 연설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갱이라 비난하면서 적폐청산에 동의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연립정부를 한다면 박근혜 이명박 정부를 계승하는 것"이라며 "이를 김대중 노무현 계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라고 말하자, 안 지사 지지자 쪽에서는 거친 항의와 야유가, 문 전 대표 지지자 쪽에서는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아울러 다른 주자들의 연설 중간중간마다 "내려와", "그만해" 등의 목소리도 이따금 흘러나왔다.

이 시장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겨냥한 듯 '정치탄압, 경선개입 중단하라', '버스떼기, 번호떼기, 금권선거 웬 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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