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安방' 한밭서 불붙은 1등 경쟁…"한표라도 이겨야"(종합)

입력 2017-03-29 20:43   수정 2017-03-29 20:45

민주 '安방' 한밭서 불붙은 1등 경쟁…"한표라도 이겨야"(종합)

삼각 중원 쟁탈전…뚜껑 열리자 文 지지자 환호 vs 安 지지자 '아쉬움의 탄식'

지지자들 서로 격려박수, '안정희' 호칭 사과…3色 단체복 5천여명 응원전 팽팽

일부선 상대후보 '야유·고성' 여전…'경선개입 중단' 손팻말도

(대전=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서혜림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중원 쟁탈전이 29일 한밭벌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남권역 대선후보 순회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충청 민심을 두고 한 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전체 경선의 반환점이 된 이날 경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주자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2연승을 거둔 문재인 전 대표 측과 15%를 득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을 내놓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환호한 반면, 안방에서 승리를 내준 안 지사 캠프에서는 "문 전 대표의 과반을 막아 선방했다"면서도 못내 아쉬운 분위기가 읽혔다.

대세론을 이어가려는 문 전 대표측 지지자들과 과반을 저지하려는 안 지사·이 시장측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목청을 높여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응원가를 부르며 열띤 장외대결을 이어갔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상호 비방이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서로 상대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과열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일부에서는 야유와 고성도 되풀이됐다.


◇ 승패에 엇갈린 후보들의 희비…못내 아쉬운 安도 "희망 있다"

투표부터 개표결과 발표까지 3시간 남짓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주자들은 개표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감을 숨기려는 듯 옅은 미소를 띠고 무대 위로 올라왔다.

단상 위의 의자에 앉은 주자들은 지지자들이 앉아 있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도 보였다.

홍재형 선관위원장의 득표율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각 주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탄식이 엇갈렸다.

가장 큰 환호성이 들린 곳은 단연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몰려 있는 쪽이었다.

ARS 투표에서 5만7천여표를 얻어 사실상 충청 지역 승리가 확정되자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기뻐해 홍 위원장이 읽어내려간 득표율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내심 안방인 이곳에서 안 지사의 승리를 바라던 안 지사 측 지지자들은 득표 수치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손뼉을 치고 '안희정'을 연호했지만 호남 경선에 이어 2위가 결정된 순간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 나왔다.

이 시장 측은 지역적 기반도, 조직도 약세였던 이곳에서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상회하는 15% 득표율에 고무된 듯 문 전 대표 측 못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틀 전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될 때는 1차 경선 지역이라는 부담감 탓인지 표정에서 희비가 읽혔던 주자들은 이날은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승리가 확정된 후 문 전 대표는 앞으로 나아가 오른손을 번쩍 들어 지지자들의 응원에 화답했고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박수로 문 전 대표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호남 경선에 이어 다시 한 번 크게 이겨서 기쁘다"면서 "대전·세종시민과 충청도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서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으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며 "저 역시 남은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안 지사는 안방에서의 패배에도 결선으로 가는 불씨를 살린 데 의미를 두면서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안 지사는 "2위와 3위의 득표율이 50%를 넘은 것을 긍정적 메시지로 본다"며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던 상황에서 격차를 줄였으니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계산해봐도 내가 이길 것 같다"면서 "끝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으로 갈 확고한 자신이 있다"며 "충청권 투표 개표 결과는 저희가 대체로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확고한 2위를 하고 문 전 대표의 과반을 막아 결선에서 결판을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文 "제가 먼저" 安 "불안한 대세" 李 "세력 아닌 능력"

먼저 도착해 대의원들을 맞이하던 문 전 대표가 조금 뒤 도착한 안 지사를 맞이하며 악수와 함께 인사를 나누는 등 연설이 시작되기 전에는 '훈훈한' 광경도 목격됐다.

그러나 정견발표가 시작되자 주자들은 '삼각 신경전'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문 전 대표는 안 지사를 충청이 낳은 '걸출한 지도자'로 평가하면서도 "이번에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며 은근히 안 지사에 대한 '차기 프레임'을 내걸었다.

뒤이어 '홈그라운드'답게 많은 박수와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른 그는 "문 전 대표에게도 박수를 보내달라"고 여유를 보이면서도 "당내 불안한 대세론으로 유승민 안철수 이 대결에서 정말 이길 수 있느냐"고 반격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연설한 이 시장은 "기득권과 인연이 없고 기득권과 끊임없이 싸워온 개혁혁명가 이재명 만이 적폐청산을 제대로 하고 공정국가를 만들 수 있다"며 "세력이 아닌 능력,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 불꽃 튀는 장외 응원경쟁…'호칭 실수' 사과도 = 이날도 각 주자의 지지자들은 양보없는 응원대결을 펼쳤다.

이날 5천여 석이 마련된 대전 충무체육관에는 4천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려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다만 이는 호남 순회경선보다는 3천명 가량 줄어든 숫자다.

문 전 대표 지지자는 파란색, 안 지사 지지자는 노란색, 이 시장 지지자는 주황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서 행사 1시간 전부터 집결했으며, 이들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가를 부르거나 파도타기 응원을 할 때마다 행사장이 들썩거렸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야유와 고성이 나와 문제가 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 경쟁 상대 주자들에게도 박수로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터줏대감'인 안 지사에 대해서는 모든 참석자가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호남 경선에서 홍재형 선관위원장이 안 지사를 향해 "안정희"라고 호칭해 논란이 됐던 것에 대한 사과도 나왔다.

홍 위원장은 "27일 광주 대회에서 존경하는 안희정 후보의 함자를 잘못 말씀드려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고, 이에 안 지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받았다.

추미애 대표 역시 "제 이름을 거꾸로 부르면 '애미'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홍 위원장이 사과를 했는데 굉장히 긴장된 날이었다. 사고가 아닌 사고가 있었는데 네 분 후보에 큰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일부선 야유·비난도 여전 = 호남경선의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과는 별개로 일부 지지자들은 여전히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야유를 보내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최성 고양시장이 연설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갱이라 비난하면서 적폐청산에 동의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연립정부를 한다면 박근혜 이명박 정부를 계승하는 것"이라며 "이를 김대중 노무현 계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라고 안 지사를 직격하자, 안 지사 지지자 쪽에서는 거친 항의와 야유가, 문 전 대표 지지자 쪽에서는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아울러 다른 주자들의 연설 중간중간마다 "내려와", "그만해" 등의 목소리도 이따금 흘러나왔다.

이 시장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겨냥한 듯 '정치탄압, 경선개입 중단하라', '버스떼기, 번호떼기, 금권선거 웬 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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