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용서해도 배신자 용서안해"…홍준표, 劉와 보수쟁탈전(종합)

입력 2017-03-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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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용서해도 배신자 용서안해"…홍준표, 劉와 보수쟁탈전(종합)

"유승민 TK에서 안떠, 내가 TK적자"…보수 단일후보 놓고 기싸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대구·경북) 정서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29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범보수 단일후보'를 향한 기싸움에 나섰다. 홍 지사가 한국당 대선후보로 뽑히면 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복지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유 후보가 자신의 대선주자 자격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 "내게 시비 걸지 말고 우선 자기 지역에 가서 신뢰를 회복하도록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유 후보가 자신과 한국당 김진태 의원을 가리켜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는 (한국당) 후보들은 전부 대통령이 되면 법원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선제공격을 한 데 대한 반격 차원이다.

홍 지사는 유 후보를 향해 "TK가 본거지인데도, TK가 독무대인데도 왜 TK에서 뜨지 않느냐"면서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TK 정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뒤 "그래서 유승민 후보가 안 뜨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를 걸고넘어져 본들 자기가 뜨지는 않을 것"이라며 "TK는 내가 적자다"라고 말했다.






이는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유 후보가 '안방'에서조차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보수 진영의 정치적 '텃밭'인 TK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회견 말미에 "그건 내 이야기가 아니라 서문시장 상인들 이야기"라며 자신은 '전달자'임을 강조했지만, 이날 발언은 한국당 전당대회 후 본격화할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유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작심 발언'으로 풀이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홍 지사 입장에서는 당내 주자 3인과의 경쟁은 물론, 후보 선출 직후 단일화 협상 당사자인 유 후보와의 경쟁에 대비하는 것도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 후보가 전날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큰 물줄기가 잡히면 작은 물줄기는 따라오게 돼 있다. 따라오지 않는 작은 물줄기는 말라버린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홍 지사는 단일화 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친박(친박근혜)계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후보가 되면 친박은 없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무리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친박 끌어안기'를 시도했다.

홍 지사는 "선거는 때로는 상대방과도 협상하고 적과도 동거해야 한다. 하물며 같은 당에 있는 사람과 갈라치기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포용의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행위를 한 데 대한 조치는 당헌당규를 따라야 한다. 당헌당규를 따르지 않고 해당행위를 징계하면 초법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무조건 친박계를 내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이 바른정당에 '친박 일부를 내보내겠다'고 단일화 조건을 제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거짓말로 방송을 할 수 있나"라고 부인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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