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세청 등 5대 권력기관 출신 30.8%→26.2%
권력기관 출신 빈자리 교수들 채워…교수 비중 45.2%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대기업들이 최순실 사태의 여파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보다 교수 등 전문가 영입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사외이사 교수 전성시대가 열렸다.
올해 10대그룹 상장사가 신임이나 재선임한 사외이사 절반가량이 교수였다.
29일 재벌닷컴이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들의 올해 정기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신임과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 126명을 분석한 결과 교수가 57명으로 전체의 45.2%를 차지했다.
교수 사외이사 비율은 33.8%(45명)에서 1년사이 11.4%포인트나 높아졌다.
5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율은 26.2%(33명)로 1년 전 30.8%보다 4.6%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그룹별로 이번에 신규 선임하거나 재선임한 사외이사의 수를 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교수가 13명(56.5%)으로 권력기관 출신 7명(30.4%)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SK도 7명에서 11명으로, 롯데도 5명에서 8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교수 사외이사 비율은 LG그룹 9명(69.2%), 롯데그룹 8명(61.5%), 삼성그룹 13명(56.5%), SK그룹 11명(45.8%) 등 순이었다.
신임 또는 재선임 교수 사외이사는 서울대가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 8명과 고려대 5명 등이었다.
이들 'SKY대' 교수가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4명씩, 한국외대와 경희대 각 2명이다.
교수 사외이사는 대체로 업무 연관성이 있거나 경제·경영 분야가 주류를 이뤘다.
새로 사외이사가 된 교수는 유지범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삼성전기), 신창환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SK하이닉스), 고봉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HMC투자증권),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기아차), 김재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LG생활건강) 등이다.
박세민 한양대 법학과 부교수(삼성화재), 장승화 서울대 법학부 교수(POSCO), 장용석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SK) 등도 업무와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사외이사로 새로 영입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를 교수보다 이번에 더 많이 선임했다. 신규 선임 또는 재선임한 권력기관 출신 사외 이사가 11명(57.9%)으로 교수 6명(31.6%)의 배 가까이 됐다.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수와 비율을 보면 LG그룹 3명(23.1%), SK그룹 5명(20.8%), 롯데그룹 2명(15.4%), 한화[000880]그룹 2명(15.4%), GS그룹 1명(12.5%) 등으로 집계됐다.
개별 상장사의 권력형 사외이사를 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최은수 전 대전고등법원장과 김덕중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김준규 전 대검찰청 검찰총장을 재선임했고 HMC투자증권은 손인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신규로 영입했다.
삼성화재는 문효남 전 부산고등검찰청장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했다. 삼성카드는 권오규 전 재경부 부총리와 최규연 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삼성에스디에스는 유재만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SK네트웍스는 이천세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뽑았다. SK증권도 배선영 전 재경부 감사관실 서기관과 서남철 전 인천지법 판사를 사외이사로 들였다.
LG화학과 LG전자 신규 사외이사로는 각각 정동민 전 서울서부지검장과 백용호 전 국세청장이 선임됐다.
롯데손해보험은 정중원 전 공정위 정책국장을 사외이사로 뽑았고 롯데제과는 박차석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재선임했다. 한화와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강석훈 전 서울고법 판사, 이상용 전 재경부 경제협력국장을 재선임했다. 한진칼은 이석우 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외에 GS글로벌은 박상용 맥쿼리증권 대표를, GS는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을 각각 새로 사외이사에 영입했고 GS리테일은 최효성 김&장 법률사무소 회계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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