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美자회사 결국 파산신청…원전사업 리스크 현실화

입력 2017-03-29 17:44  

도시바 美자회사 결국 파산신청…원전사업 리스크 현실화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도시바(東芝)의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29일 미국 연방법원에 대한 파산 신청은 원전 사업의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새로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전보다는 석유나 석탄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연방법원에 의한 파산보호가 진행돼도 웨스팅하우스는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환경 규제를 철폐하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웨스팅하우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원전 분야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까지 나오고 있어 원전 사업은 당분간 상당한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웨스팅하우스는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4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가운데 2기를 발주한 스캐나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자들에게 "필요하면 새로운 건설 팀에 (공사를) 이행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가 철수할 경우 새로운 원전 건설업자에게 공사를 맡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제는 다른 원전 업자들도 웨스팅하우스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로부터 '원전은 리스크가 너무 높다. 사업을 축소하도록 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원전의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정책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없다.

그러나 원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지구온난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지난 28일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동시에 국유지에서의 석탄채굴 허가를 새로 내줬다.

동시에 원전 분야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안전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건설 비용이 높아지는 등 사업환경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원전 수출을 성장 동력의 하나로 삼으려던 일본 정부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원전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여러가지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바의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연결 적자 1조100억엔(약 10조1천억원)은 히타치(日立)제작소의 2008 회계연도 적자액 7천873억엔을 상회하면서 일본 내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치로 기록되게 됐다. (취재보조 : 이와이 리나 통신원)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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