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일부 극우의제 못 털어낸 메이 무능의 소치"
英정부 "스코틀랜드 이익 보존방안 검토" 독립추진 만류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스코틀랜드에는 지금 협상 테이블에 오른 '하드 브렉시트' 또는 영연방으로부터 독립이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탈퇴 통보를 맹비난하며 스코틀랜드의 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스터전 수반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서한을 보내 "메이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한 것은 영국 현대사에서 지도자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파괴적"이라며 "영국 내 수만 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 특히 메이 총리가 보수당 내에서 영국독립당(UKIP)처럼 극우 성향이 있는 파벌의 의제를 털어버리지 못한 까닭에 형성된 '하드 브렉시트'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의 자해 위험이 닥쳤다"고 강조했다.
하드 브렉시트는 재화, 용역, 자본, 노동이 장벽없이 오가는 5억명 규모의 EU 단일시장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는 방식의 결별을 의미한다.
스코틀랜드는 지역 경제를 위해 EU 잔류를 원했고 실제로 작년 6월 국민투표 때도 브렉시트 반대표가 62%로 더 많았다.
스터전 수반은 브렉시트 후에도 스코틀랜드의 EU 단일시장 지위를 유지하도록 협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메이 총리가 겉으로만 관심을 보이는 척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이제 우리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현재 협상되는 하드 브렉시트와 독립,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알려줘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스터전 수반은 앞서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단일시장에서도 이탈하겠다고 천명하자 EU 단일시장에 머무르는 것이 스코틀랜드의 이익이라며 독립 주민투표를 고려하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스터전 수반에게 편지를 보내 영국 정부가 그의 제안에 진지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EU 법규가 영국 법제로 전환됐을 때 스코틀랜드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을 확인하기도 전에 독립투표 카드부터 꺼낸 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30일 하원에 '대폐지 법안'에 관한 성명을 내면서 스코틀랜드의 이익을 보전하는 새로운 권한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터전 수반은 "EU에 브렉시트 통보문을 보낸 것을 스코틀랜드가 단일시장에 머무르게 해달라는 타협안을 묵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터전 수반은 27일 스코틀랜드를 찾은 메이 총리와 면담했지만 브렉시트와 독립 주민투표를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견해 차이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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