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입찰에 10곳 안팎 참여한듯…"20조원이상 베팅도 있다"

입력 2017-03-30 09:59   수정 2017-03-30 22:29

도시바 입찰에 10곳 안팎 참여한듯…"20조원이상 베팅도 있다"

예비입찰 비공개에 관측 난무…日美연합설에 '일장기연합' 군불때기도

작년 10조원 적자 예상에 '비싸게 팔아야' 절박감…"시계 여전히 불량"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그룹해체 위기의 도시바(東芝)가 벼랑 끝으로 내몰려 분사하는 도시바메모리를 비싸게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계(視界)는 여전히 불량하다."

30일 요미우리·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이 도시바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31일 끝나는 2016년도 결산시 최종적자가 1조엔(약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회사 측이 발표하면서다.




분사하는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예비입찰이 29일 마감된 것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10개사 정도가 응찰했다"고만 전했다.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5월 우선협상자를 결정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끝내겠다는 목표다.

그런데 도시바의 최종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1조엔 이상으로 발표되면서 매각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도시바메모리의 시장가치가 2조엔 이상이라고 했지만, 시장의 판단은 미지수다.

예비입찰에는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제조업체와 미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복수의 외국계 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언론들의 설명이다.

요미우리는 "관계자들 사이에는 도시바의 욧카이치공장에서 반도체를 공동생산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이 유력하다는 설이 부상했다"고 일본과 미국 연합 세력화, 즉 '일미연합' 가능성을 소개했다.

출자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던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나 정부계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채 일본 자본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추후 연합에 참여할 움직임이다.

도시바는 반도체 부문 매각을 결정할 당시만 해도 경영의 주도권을 쥐겠다며 19.9% 미만 지분 매각 방침이었다. 그런데 입찰자 측이 출자 의미가 약하다며 소극적이자 과반으로 올렸다.

일본 정부나 재계의 움직임도 변수가 됐다. 도시바가 매각하려는 NAND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안보 관점에서 중요한데, 인재나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며 중국계 기업으로의 매각 반대 입장을 흘렸다.

일본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일본업체가 자본조달에 참여, '히노마루(일장기)메모리연합군' 구성이 이상적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그러나 입찰에 응한 일본 대기업은 없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도시바가 예비입찰을 마감하고 매각처 고르기에 본격 들어간 가운데 응찰 규모와 관련, 마이니치는 "2조엔(약 20조원) 이상을 제안한 응찰이 있었다"고 전했지만 정보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도시바의 장래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적자가 1조엔을 넘은 점을 들면서 "채무초과도 6천200억엔으로 늘었기 때문에 "도시바메모리를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고 절박성을 소개했다.




매각 뒤 세금을 고려하면 적어도 1조엔 규모의 매각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모리사업 순자산은 5천~6천억엔 정도로 보여, 1조엔의 매각익을 얻기 위해서는 1조5천억엔 이상으로 매각해야 한다.

도시바가 미국 원자력사업을 자회사에서 제외시키고, 핵심 수익사업인 반도체를 팔아치우고 나면 앞으로 경영의 핵심은 사회인프라사업만 남는다. 일본 관공서 중심으로 인프라사업을 하게 된다.

도시바는 2019년도에 연결매출 4조2천억엔, 영업이익 2천100억엔으로 하는 '신생도시바'를 기대하지만, "도시바의 신용이 실추되어 신규수주 획득도 어려울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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