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과 북한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발단은 22일(현지시간) 매케인 의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그가 미 MSN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을 통치하는 '미친 뚱보 아이'(crazy fat kid) 김정은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중국뿐"이라며 "중국은 일주일 안에 북한 경제를 멈출 수 있다"고 말한 것.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구 소비에트연방(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과 비교하면서 "김정은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심지어 야만적이지만 어느 정도 합리성을 갖춘 스탈린 같은 사람과 거래하는 게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만히 있을 북한이 아니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8일 매케인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미 국회의 강경 보수 의원들이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걸고 드는 망발을 줴쳐댄(지껄인) 것은 우리의 사상과 제도, 우리 인민에 대한 최대의 적대시 표현이며, 선전포고에 맞먹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자들은 자기의 짧은 혀를 잘못 놀린 대가가 미국에 어떤 치명적 후과를 가져오게 되는가를 뼈에 사무치게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설전은 매케인 의원의 트위터 답변에서 절정을 이뤘다.
그는 29일 북한의 반발을 보도한 기사를 링크하며 "뭐라고, 그럼 내가 그를 '미친 말라깽이 아이'(crazy skinny kid)라고 부르길 원하는 건가"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많은 미 언론도 양측의 공방을 보도하면서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이다. 폭스뉴스는 '말의 전쟁'(War of words)이 벌어졌다면서 매케인 의원이 북한의 맹공에 유머러스하게 응수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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