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드 배치 움직임에 中 '사드 도미노' 현실화할까 촉각

입력 2017-03-30 11:03  

日 사드 배치 움직임에 中 '사드 도미노' 현실화할까 촉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일본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일본 정부가 다음 말 미일 외무·국방 장관 회담(2+2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탄도미사일 방위(BMD) 시스템의 증강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힌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영 중국망은 30일 평론을 통해 "일본이 한국에 이어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면서 중국 주변국에 '사드 도미노'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망은 "만약 일본이 사드를 오키나와 같은 남서부에 배치하게 되면 X밴드 레이더는 중국의 전략 탄도미사일은 물론 잠수함 발사 미사일도 모두 관측 범위를 넣게 되면서 중국에 심각한 전략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 미사일을 먼저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요격하지 못할 경우 일본 사드가 2단계 요격에 나서 중국의 핵반격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사드 도입 속내를 비친 바 있다. 2015년 일본은 미국에 사드 도입 방안을 제시했으나 당시 사드의 기술수준과 기밀등급이 높았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거부당한 바 있다고 중국망은 전했다.

한국이 사드 배치 논의를 본격화한 뒤 일본 방위성도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사드 도입 타당성을 재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지난 1월 괌 앤더스 기지의 사드 부대를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일본의 사드 배치 움직임을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역사적 원인으로 일본은 군사안보 측면에서 아시아 각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고도의 주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내달 미일간 2+2 회담에서 일본이 미국에 정식으로 6기의 사드 도입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또 사드와 함께 이지스함의 레이더와 미사일을 육상에 배치하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본엔 서남부 교토(京都) 교탄고(京丹後)시 항공자위대 기지와 북서부 아오모리 샤리키(車力)기지에 탄도미사일 추적을 위한 X밴드 레이더(TPY-2 레이더)가 설치돼 있을 뿐 사드는 배치돼 있지 않다.

중국은 특히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 상황처럼 현재 사학비리 의혹으로 곤경에 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국내 주의를 돌리기 위해 사드 도입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일본이 사드 배치에 나설 경우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러시아와의 강력한 공조를 통해 일본 사드 도입을 막는 방안이 제기된다.

중국 해군소장 출신의 군사평론가인 장자오충(張召忠)은 "한국의 사드도 중국에 충분한 위협이 되는데 일본까지 사드를 도입하면 중국엔 설상가상 상황이 되겠지만 일본 사드 배치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것은 러시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러시아 극동지구나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 쿠릴열도 등이 모두 일본에서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0일 러시아와도 2+2 회담을 갖고 쿠릴 4개섬 영토 문제를 집요하게 따졌으나 러시아로부터 "당신들도 사드를 생각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미사일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뒷감당은 당신들이 져야 할 것"이라는 엄포를 들어야 했다.

중국은 러시아가 일본의 사드 배치 움직임을 막아줄 것을 기대하는 한편 자국의 제재 및 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일본이 '교훈'으로 삼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일본이 2012년 반일시위 이후 중국과의 정치적 갈등이 경제 보복으로 이어질 것에 대비해 생산기지 이전, 수출선 다변화 등 조치를 취해온 만큼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아울러 일본이 해상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에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는 헬기 탑재형 호위함 가가(加賀)호를 취역하고, 일본 최대의 항모급 호위함 이즈모(出雲)호를 올 여름 미국과 인도의 합동훈련에 참여시키기 위해 남중국해를 통과토록 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들 두 척의 함정명이 1937년 일본이 중국을 침공하며 중일전쟁을 시작했을 당시 상하이, 항저우(杭州) 등지를 폭격할 때 동원한 2척의 항모 이름과 똑같다는데 주목하며 모든 움직임이 대(對) 중국 포위 견제에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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