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머리핀…내 손녀 맞다" 유괴피살 초등생 유족 오열(종합)

입력 2017-03-30 18:30   수정 2017-03-30 22:32

"분홍 머리핀…내 손녀 맞다" 유괴피살 초등생 유족 오열(종합)

10대 이웃 소녀에 살해된 초등 2학년생 유족 '분통'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저기 우리 아기 맞다. 우리 아기다, 맞다…"

30일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소녀에게 살해된 여자 초등학생의 할머니(70)는 손녀딸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며 가슴을 내리쳤다.





이웃에 사는 A(17)양에게 살해당한 B(8)양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단발머리에 분홍색 머리핀을 꽂은 B양이 A양을 얌전히 따라 타는 장면이 담겼다. 보라색 여행용 가방을 든 A양과 B양 둘뿐이었다.

A양은 전날 점심 무렵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옆 공원에서 B양을 만났다. 초등학교 갓 2학년이 된 B양은 놀이터에서 친구와 놀던 중이었다.

같은 아파트 단지의 다른 동에 사는 A양은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B양을 유인했다. 놀이터 인근 CCTV에도 여행용 가방을 든 A양을 B양이 뒤따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이후 낮 12시 49분쯤 B양을 데리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13층에서 내려 A양의 집인 15층으로 걸어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은 B양을 데리고 집에 들어간 지 약 2시간 만인 오후 3∼4시쯤 혼자서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우리 아기 단발해서 머리핀 꽂고 맞다…우야꼬"라며 눈물을 쏟던 B양의 할머니는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손녀딸의 모습만 멍하니 바라봤다.

곁에서 CCTV를 지켜보던 다른 유족도 "왜 따라갔노…"라며 안타까운 탄식을 뱉어냈다.

불과 얼마 전 '학교에서 100점 맞아오면 용돈을 달라'며 애교를 부리던 손녀딸이었다.

B양의 할머니는 손자 중에서도 막내인 B양을 끔찍이도 아꼈다. 어린 나이에도 웃어른들에게 인사 잘하고 예의 바르다며 칭찬만 받던 손녀였다.

"전날 소식 듣자마자 대구에서 급하게 왔는데 우리 며늘아기가 울면서 말을 하질 못한다"며 울던 할머니는 "그러면서 우리 딸이 빨리 천사가 되려고 하늘나라 간 거라고 하는데 내 속이 다 타들어 가…"라고 눈물을 훔쳤다.

할머니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랐다.

그는 "한낮에 그것도 아파트 단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없도록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전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A양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A양은 전날 오후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의 훼손된 시신은 A양의 아파트 옥상에서 발견됐다.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시신은 아파트 옥상 물탱크 건물 지붕 위에 놓여 있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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