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서 주장…"전두환 시대가 없었다면 박정희 시대도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박정희 정권과 선 긋기에 나서는 등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면서 "박 대통령 그 어른을 배신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3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전두환 회고록』 3권 '황야에 서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항간에서 '박정희 없는 전두환은 없다'고들 하는데 맞는 말"이라면서도 "그 말에 이어 나는 '전두환 시대가 없었다면 박정희 시대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적었다.
전 전 대통령은 "나는 재임 중 우리 경제가 '단군 이래 호황'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고,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 올림픽 개최국이 되게 했으며, 6·29선언으로 '민주화'로의 순조로운 이행을 실현했고, 헌정 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 이양의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그 어른이 5·16 혁명의 기치를 올리던 때 품었던 꿈을 가장 충실하게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미완으로 남긴 조국 근대화의 과업을 내가 완성한 것"이라면서 "저 세상에서 이 땅을 내려보신다면 내게 치하와 감사의 말씀을 했으면 했지, 자신의 믿음을 배신했다고 하실 일은 없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단임제 실천을 강조했던 것이 박 전 대통령의 18년 장기집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뒤를 돌아보며 전임자를 헐뜯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스스로의 다짐이었지, 과거와의 투쟁에 골몰했던 몇몇 내 후임자들의 행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 추모 분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사람들의 기대를 배신했는지는 모르지만, 박 대통령 그 어른을 배신한 일은 없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 유족인 세 자녀에 대해서도 "(박)근혜양 자매를 몇 차례 청와대로 식사 초청한 일이 있고 그밖에 간접적으로나마 그저 섭섭지 않게 내 진정을 표현하고는 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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