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서 먼저 1승하고 3연패…8년 만의 우승 무산
(화성=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8년 만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박미희(53) 흥국생명 감독은 눈물을 채 닦지 못한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코트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IBK기업은행 선수들을 위한 영국 록그룹 퀸(Queen)의 노래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가 은은하게 들려오자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라커룸에서 '이 음악 잊지 말자'고 말했다"며 입을 뗐다.
흥국생명은 30일 화성 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IBK기업은행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우승을 내줬다.
정규시즌에서 2연패가 가장 긴 연패였던 흥국생명은 먼저 1승을 하고도 거짓말같이 내리 세 판을 져 눈물을 삼켰다.
박 감독은 "먼저 상대지만 IBK기업은행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며 "우리 선수들도 이번에 챔프전 4경기 한 것이 큰 자산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가장 아쉬운 장면은 2차전 2세트다.
당시 흥국생명은 1세트를 잡은 상황에서 2세트 20-12까지 앞서다가 32-34로 내줬다.
만약 2세트를 잡았다면 2차전까지 승리할 가능성이 컸고, 시리즈 전체 향방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박 감독은 "다른 건 아쉬움이 없는데 2차전 2세트는 계속 아쉽다. 만약 그거 잡았다면 최소 5차전까지 갔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정규시즌 30경기에서는 가장 뛰어난 팀으로 거듭났다.
박 감독 역시 "정규시즌 우승에서 얻은 값진 건 남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는 "선수뿐만 아니라 저 역시 경험을 얻었다.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데 내가 못 채운 것도 있을 거다. 올해 통합우승 했으면 좋았겠지만, (내년) 할 게 남아서 희망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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