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정책 조율…사민당 주도 의제 합의 불발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당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의 대연정 지도부가 9월 총선을 앞두고 정책 '대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 보도에 따르면 기민당 당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사민당 당수 마르틴 슐츠 총리후보 등 3당 수뇌진이 전날 '대연정 위원회' 회의를 열어 밤새 토론했지만 동성 결혼 합법화, 기업 경영진 급여상한제, 시간제 노동자 처우 개선 같은 사민당 주도 정책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애초 같은 날 열리는 당내 행사 참석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은 슐츠 당수까지 처음 참석한 가운데 무려 6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총선이 6개월도 채 안 남은 시점에 메르켈과 슐츠가 라이벌 정당의 리더로서, 또한 차기 총리 맞수로서 최초로 머리를 맞댄 회의는 좌우 색채의 정책 대결 양상과 합의 수준에 각별히 관심이 쏠렸다.
dpa 통신은 이와 관련, 3당 수뇌진은 그동안 이견을 보인 11개 사항에는 합의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16세 미만 청소년 결혼의 법적 효력 자동 상실, 사기를 쳐서 복지 혜택을 받으려는 망명신청자의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당사자 지문날인에 관한 정보 접근 허용, 해외에 자녀를 둔 독일 거주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 부모의 자녀수당 제한, 이슬람 극단주의 척결을 위한 대응 기금 확보 같은 것을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이날 회의 결과를 두고 사민당이 차기 연정의 파트너로 고려하는 좌파당 카트야 키핑 당수는 "간밤 상황을 볼 때, 사민당이 기민당과 함께한다면 (복지 등) 사회정의 정책을 실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폴커 카우더 기민-기사당 연합 원내대표는 사민당이 대연정 계약서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진 급여상한제 등 계약서에 없는 이슈를 제기하는 것을 비판하고 "(기민당으로선) 아름다운 성공"이라고 회의 결과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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