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극적 전환점 맞은 정치적 공주…70제곱피트 방에서 1.3달러 끼니 먹어야"
NYT "미즈 박, 군사 독재자 이후 처음 구속된 전직 대통령"
AP 최순실과 40년 관계 주목…"박근혜, 어려운 시절 최씨에게 도움받아"
(워싱턴·뉴욕=연합뉴스) 심인성 박성제 이승우 특파원 = 주요 외신들은 31일 서울발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국정농단 추문에 휩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외신 중 신화 통신이 가장 먼저 속보를 날린 데 이어 교도와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이 일제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부 소식을 전했다.
교도 통신은 "서울중앙지법이 부패와 권력남용 스캔들에 연루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이 부패와 뇌물수수·반란(수괴)죄 등으로 구속된 전두환, 노태우 이후 구속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신화, 로이터 통신 등도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타전했다.
AFP 통신은 서울중앙지법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하며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외신들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결국 파면에 이어 '구속'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은 점을 주목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과정과 서울구치소의 현황 등에도 관심을 보이며 비교적 상세한 보도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공주(political princess)"였던 박 전 대통령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표현했다.
WP는 또 박 전 대통령이 70제곱피트(6.56㎡)의 독방에서 지내며 한 끼에 1.3달러(한화 약 1천440원)짜리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자 탄핵으로 파면된 첫 대통령인 박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였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전 대통령을 일관되게 '미즈 박(Ms. Park)'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울발 기사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온라인 홈페이지에 주요기사로 올렸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친구인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도록 기업들을 압박하고 대신 정치적인 혜택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권좌에서 쫓겨난 지 3주 만에 감방에 갇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몰락이 신속히 진행됐다면서 이번 구속 결정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스캔들의 최신 '충격파'라고 소개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임기는 스캔들과 무능력으로 고통받았다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몇 시간 동안의 부재가 박 전 대통령의 임기를 정의하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앞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청문회가 31일 오후에 열린다고 알리는 등 이 부회장 관련 소식도 덧붙였다.
AP 통신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까지 내몬 최순실 씨와의 40년 관계를 주목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선친의 서거 이후 '어려운 처지(difficulties)'에 있을 때 최 씨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CNN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최 씨와의 관계, 향후 대선 일정 등을 객관적이고 건조한 톤으로 타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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