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6·25 전쟁 당시 우리 군과 중공군이 치열한 전투를 했던 '크리스마스 고지'에서 전사한 이순호(1928∼1952) 육군 소령이 '4월의 6·25 전쟁 호국영웅'으로 선정됐다고 국가보훈처가 31일 밝혔다.
강원도 양구에 있는 크리스마스 고지는 우리 군 7사단이 담당한 전선 가운데 최북단 지점으로, 적의 주요 저항선인 어은산으로 통하는 요충지였다.
1952년 10월 6일 어은산 일대에 있던 중공군 제204사단은 크리스마스 고지를 기습 공격했고 이순호 소령은 7사단 3연대 3대대 9중대장으로 중공군에 맞섰다.
적의 공세에 밀려 부대가 포위되자 부대원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로 결심한 이 소령은 일부 부하들과 함께 총검을 꺼내 들고 수류탄을 던지며 적진에 뛰어들었다.
이 소령은 허벅지에 총상을 당했지만, 후송을 거부했고 의식을 잃어가는 중에도 무려 3상자의 수류탄을 적진에 투척했다.
가슴에 적의 총탄을 맞은 이 소령은 그 자리에서 전사했다. 그의 장렬한 죽음을 본 부대원들은 분노에 차 혼신의 힘을 다해 역습을 감행, 마침내 적을 섬멸하고 고지를 사수했다.
정부는 이 소령의 전공을 기려 1952년 12월 30일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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