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3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측의 반대와 미국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요르단강 서안에 정착촌을 신규 건설하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안보내각은 올해 초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정을 받고 철거된 아모나 전초 기지를 대신할 정착촌을 서안 지역 실로 부근에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도 네타냐후 총리의 안보내각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라말라와 가까운 실로 부근에 정착촌을 신규 건설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정부가 완전히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건설하도록 승인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안보내각의 결정은 확대 각의의 최종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2개월 전 아모나 전초 기지를 철거하면서 주민들에게 대체 지역에 건설해주기로 약속한 주택 5천700여채 가운데 약 2천채가 이번에 신규 건설 승인을 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모나에서 소개된 40여 가구 주민들로부터 대체 지역 이주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점령한 영토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을 지난 20여년 간 지지해왔다. 국제사회는 점령지 내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해왔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정착촌 문제는 안보문제 등 다른 핵심 현안과 함께 평화협상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정착촌 신규 건설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의에 이를때까지 신규 건설을 자제해달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이끄는 이스라엘 대표단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 특사인 제이슨 그린블랫을 만나 정착촌 문제 해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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