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설문한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미생물 사냥꾼 = 네덜란드계 미국인 미생물학자 폴 드 크루이프가 미생물 연구에 일생을 바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7세기 현미경을 발견한 안톤 반 레벤후크를 시작으로 매독치료제 살바르산을 발견한 파울 에를리히까지 초기 미생물학의 발전사에서 족적을 남긴 미생물학자 13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국내 유제품 브랜드의 이름으로 친숙한 일리야 메치니코프의 이야기도 있다. 메치니코프는 장수균으로 알려진 불가리아균의 연구자로 알려졌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세균에 면역이 있는 것은 우리 몸이 세균을 잡아먹는 포식 세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해 미생물 면역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소개된다.
원서는 1926년 출간된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2월 '소설처럼 읽는 미생물 사냥꾼 이야기'란 이름으로 번역본이 나왔으나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은 책으로 현재는 절판됐다. 반니출판사에서 이번에 정식 계약을 맺고 새롭게 책을 펴냈다.
2005년 출간당시 번역했던 이미리나씨가 다시 번역을 맡았다. 472쪽. 2만원.
▲ 현대 건축: 비판적 역사 = 케네스 프램튼 미국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 교수가 '비판적 지역주의' 입장에서 18세기 중엽부터 최근까지 현대 건축사를 해석한다.
저자는 현대건축의 확산이 전지구적 자본주의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건축의 반성적 실천과 공공적 역할을 강조한다.
지역의 자의식을 강조하는 건축, 지역의 환경에 친화적인 건축, 시각만큼 촉각적인 것을 강조하는 건축, 보편화에 저항하는 건축 등을 옹호한다.
출판사측은 "1980년 초판 출간 이래 현대건축에 관한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이라며 "저자의 '비판적 지역주의'는 현대건축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틀로 자리매김했으며 한국의 여러 건축가도 '비판적 지역주의'를 자신의 모토로 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티. 송미숙 옮김. 840쪽. 3만3천원.
▲ 번개 = 스페인인 다니엘 코르네호(31)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짧은 문장과 그림들로 표현한 에세이.
장시간 노동에 지치고 시험, 점수, 자격증을 따는 데 집중하고 학급 친구들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 동안 인스타그램에 실었던 글과 그림들을 묶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저자는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국문학 번역을 공부했다.
도서출판 쿵. 204쪽. 1만3천500원.
▲ 설문한자 = 정준관 지음. 저자가 나름대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한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한자 3천725자의 뜻을 풀고 글자의 바탕이 되는 부수 214자의 자원(字源)과 쓰임을 제시하고 암기하는 방법을 담았다.
예를 들어 '篤'(돈독할 독)은 대나무(竹) 말(馬), 곧 죽마(竹馬 → 대나무로 만든 놀이용 말)를 함께 타고 놀던 어린 시절의 우정(友情)은 순진하고도 도탑다는 데서 '도탑다. 순진하다'는 뜻을 취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현우사. 873쪽. 2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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