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여고생 성은정 "호수에 다시 한 번 뛰어들고파"

입력 2017-03-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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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여고생 성은정 "호수에 다시 한 번 뛰어들고파"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쇼어 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은 우승자가 18번홀 그린 옆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호수에 뛰어든 한국 선수는 3명으로 알려졌다. 2004년 박지은(38), 2012년 유선영(31), 그리고 2013년 박인비(29)가 이 대회 우승으로 연못 다이빙 세리머리를 펼쳤다.

하지만 이 호수에 몸을 적신 한국 선수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자 골프 아마추어 최강자 성은정(18)이다.

성은정은 지난해 5월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쇼어 코스에서 치러진 클럽콥 미션힐스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클럽콥 미션힐스 주니어 선수권대회는 미국 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 대회 가운데 하나다.

이 대회 우승자도 ANA 인스퍼레이션 챔피언과 똑같이 시상식을 마치면 18번홀 그린 옆 호수에서 뛰어든다.

대회 주최 측은 ANA 인스퍼레이션과 똑같이 우승자가 호수에서 나오면 젖은 몸을 가릴 흰색 가운을 제공한다.

지난해 5월 성은정은 남자부 우승자 조지프 첸과 함께 나란히 호수에 뛰어들었다.

31일(한국시간) ANA 인스퍼레이션 1라운드에서 홀인원의 행운에다 4언더파 68타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성은정은 "1년 전 경험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린 스피드가 더 빠르고 러프가 더 길다는 점이 당시와 다르다고 그는 덧붙였다.

성은정은 "연못에 뛰어든 건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면서 "다시 뛰어들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성은정은 지난해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해 미국 골프 역사를 바꿨다.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2년 연속 우승은 71년 만이고 두 대회를 같은 해 제패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은 작년 US아마추어 선수권자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기분 좋은 연못 다이빙의 추억을 간직한 코스에서 성은정은 홀인원의 행운까지 누렸다.

5번홀(파30)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볼이 그린에 올라가서 홀 방향으로 구르더니 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생애 두 번째 홀인원이라는 성은정은 "홀인원 덕에 5번홀에서 벌써 4언더파가 됐으니 신이 났다"고 말했다.

아직 만 18세가 되지 않은 성은정은 내년에야 프로 무대에 뛰어들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L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 가능하면 자주 출전할 생각이다.

프로 전향 이전에 많은 경험을 쌓겠다는 뜻이지만 우승으로 프로 무대 입성 티켓을 손에 넣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 단추를 잘 꿴 셈이다.

성은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장타자다.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장타가 가장 큰 무기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미션힐스 다이어쇼어 코스는 장타자에 절대 유리하다. 게다가 주니어 대회지만 이곳에서 한번 우승한 경험도 있다.

성은정은 그러나 "오늘 성적은 잊겠다. 매홀 파를 목표로 치겠다"고 스스로 욕심을 달랬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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