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평화' 깨트린 수달…UNIST, 캠퍼스 거위가족 긴급보호

입력 2017-03-31 11:45  

'호수의 평화' 깨트린 수달…UNIST, 캠퍼스 거위가족 긴급보호

캠퍼스 연못에 나타난 수달이 거위 잡아먹어…7년 살던 거위 격리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수달 한 마리가 호수에 살던 거위가족의 행복을 깨트렸다.'

올해 초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 호수에 둥지를 튼 수달 때문에 이곳에서 7년 동안 살던 거위 가족이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수달이 2011년부터 가막못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거위 가족을 해쳤기 때문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 한 마리가 가막못에서 발견된 것은 올해 1월이다.

수달이 캠퍼스 중심에 있는 2만900㎡ 규모의 호수에서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수달이 마냥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던 거위를 최근 잡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거위 가족은 인근 주민이 UNIST에 선물했는데, 7마리 가운데 3마리가 수달에 희생됐다.

거위 사체가 캠퍼스에서 발견될 때마다 UNIST 직원이나 학생, 대학을 관리하는 운영사 서브원 측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최준우 한국수달보호협회 연구원은 "수달은 하천이나 강가의 최상위 포식자이고, 육지에서는 사람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어 충분히 거위를 잡아먹을 수 있다"며 "수달과 거위를 분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서브원 측은 결국 지난 27일 거위 가족을 다른 장소로 격리해 관리 중이다.

수달을 두고 거위 가족을 옮길 수밖에 없는 까닭은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포획하려면 문화재청 승인까지 받아야 했고, 승인을 받은 뒤에도 전문가만이 포획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서브원 측은 31일 "학생들이 거위를 많이 걱정해 문의가 많이 왔다"며 "오랜 시간 정든 거위가 더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어쩔 수 없이 격리했다"고 밝혔다.

서브원 측은 수달이 서식지를 다른 장소로 옮기면 거위를 가막못으로 다시 데려올 계획이다.

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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