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자 양인석씨, 세월호 가족 이사 지원
(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전남 목포신항을 향해 진도군 팽목항을 떠나는 날인 31일, 노란색으로 외관을 칠한 대형 트레일러 차량 한 대가 도착했다.
차량 운전석에서 내린 이는 양인석(52)씨,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생존자다.
트레일러 차량에는 노란색 바탕에 세월호 추모 리본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고, 'Remember 0416'이라는 글씨도 굵게 새겨져 있었다.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트레일러 차량을 싣고 제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세월호가 갑자기 기울고 아수라장이 되던 날, 그는 어린이, 학생 등 다른 이들부터 먼저 구조에 나섰다.
헬기에 손이 닿자마자 이들을 먼저 태워서 내보냈다. 자신의 안위는 아이들의 구조보다 훨씬 뒤처졌다.
자신도 헬기에 매달려 구조됐지만 미처 구조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고 세월호에 그대로 남아 있을 이들을 생각하면 당시의 처참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당시의 상처가 가슴속 깊이 고스란히 남아 수년이 흘려도 아린 상처가 됐다.
참사의 고통으로 양씨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생활고도 큰 고통이지만 세월호의 참상을 알려야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했다.
어렵게 마련한 자신의 트레일러 차량을 세월호 추모의 상징 색깔인 노란색으로 칠하고 추모 문구와 그림을 새긴 이유도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양씨는 지난 27일 세월호가 인양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400여㎞를 한걸음에 달려와 팽목항에 도착했다.
세월호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돕고 싶었다.
세월호에서 함께 구조된 다른 화물기사와 함께 팽목항에 도착한 양씨는 자신의 트레일러에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 신항으로 옮겨 기거할 이동식 주택을 실어 날랐다.
양씨는 "조금이라도 세월호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찾아왔다"며 "아픈 기억이 있는 팽목항을 다시 찾으니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란 트레일러 운전석에 올라탔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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