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스페인에서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해 동물원에서 동물을 없애고 가상현실(VR) 영상 등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는 동물 애호 단체 활동가들이 바르셀로나시 동물원에서 실제 동물 대신 VR 영상 등 인터렉티브 전시를 하자는 청원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이미 1892년 개장한 동물원을 개조하기 위해 점검을 지시했다.
활동가들은 단순히 동물원을 개·보수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에 갇힌 300종·2천마리 상당의 동물을 모두 VR 영상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물을 우리에 가둬 관리하는 것이 학대에 가깝고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청원에 1만4천명 이상이 서명하면 지방 정부에서 이를 검토해야 한다.
전례없는 시도이긴 하지만 청원이 성사된다면 '디지털 동물원'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콜라우 시장은 지난해 돌고래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지적에 동물원 내 돌고래 수족관을 폐쇄하도록 명령하는 등 동물 권리 보호에 관심이 많다.
스페인에서 이번과 비슷한 청원이 성사된 사례도 있다.
2010년 카탈루냐에서는 청원 덕분에 소싸움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번에 청원을 제기한 활동가들은 우리 안의 이국적인 동물을 보는 것보다 디지털 동물원이 젊은 입장객의 흥미를 더 잘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캠페인을 이끄는 레오나르도 안셀미는 "아이들은 디지털 감각이 발달해 있다"면서 "진짜 동물을 대체하기 위해 가상현실과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에서 멀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을 가둬놓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며 "더 많은 외래종이 보호구역이나 자연 서식지도 돌려보내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