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라라랜드' 같은 뮤지컬 영화 언제 나올까

입력 2017-04-01 09:00  

한국에는 '라라랜드' 같은 뮤지컬 영화 언제 나올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디즈니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가 관객 35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12월 7일 개봉한 '라라랜드'는 넉 달째 장기 상영되며 35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내에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2008년 '맘마미아'가 개봉하면서부터다. 어맨다 사이프리드와 메릴 스트리프가 출연한 이 영화는 당시 455만명을 동원했다. 이후 2012년 개봉한 '레미제라블'이 591만명을 모았고,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013)은 1천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개봉한 영화 가운데 흥행 순위 17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산 뮤지컬 영화는 드물다. 제작 자체가 쉽지 않고, 흥행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첫 뮤지컬 영화는 1975년 신상옥 감독이 선보인 '아이 러브 마마'로 알려져 있다.

이후 30년 가까이 명맥이 끊기다가 2006년 '구미호 가족'(이형곤 감독)과 '삼거리극장'(전계수 감독)이 국산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며 개봉했다. 흥행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주현·박준규·하정우·박시연이 출연한 '구미호가족'은 20만명을, 천호진·김꽃비·박준면 등이 주연한 '삼거리극장'은 1만7천여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2011년 나온 '멋진 인생'(신춘수)은 3천여명만 관람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할리우드 영화 '시카고'나 '레미제라블' 등은 원작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겼지만, 국내에서는 영화화할 만한 고유의 원작 뮤지컬을 찾기 힘든 편"이라고 말했다. '라라랜드'의 경우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이지만, 이는 이례적인 경우에 속한다.

연기와 노래, 춤뿐만 아니라 티켓 파워까지 갖춘 배우 풀도 적다.

영화계 관계자는 "뮤지컬 영화는 탄탄한 드라마 각본에다 배우들의 노래와 춤이 더해져야 한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노래와 춤, 연기 훈련을 받는 할리우드 배우들과 달리 국내에서는 모든 것을 갖춘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한국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우리말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고 가정했을 때 관객들이 과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영화 관람층이 넓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뮤지컬 영화의 주된 관객층은 20~30대 여성"이라며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는 전 세계 흥행을 목표로 제작되지만, 국내 관객이 대부분인 한국영화의 특성상 일부 관객층만 겨냥해 만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달 16∼27일 '미녀와 야수'를 관람한 관객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67.4%로, 남성의 32.6%보다 34.8%포인트나 높았다. 여성 관객 가운데는 20대 비중이 41.2%로 가장 높았다.

한국 영화계가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지만, '라라랜드'와 '미녀와 야수'의 흥행을 계기로 뮤지컬 영화에도 조금씩 눈길을 주는 분위기다. 영화 '공조'의 제작사 JK필름을 이끄는 윤제균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뮤지컬 영화 제작이나 연출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써니'(2011)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은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영화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미국 흑인 장교의 탭댄스에 마음을 빼앗긴 인민군 포로 소년 로기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다.

한 대형배급사 관계자는 "그동안 스릴러나 코미디 장르가 한국영화의 대세였지만, 최근 '라라랜드'의 흥행에서 보듯 연출과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으면 한국의 뮤지컬 영화도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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