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탄 반도체업계, 투자·기술 경쟁도 격화

입력 2017-04-01 09:23  

슈퍼사이클 탄 반도체업계, 투자·기술 경쟁도 격화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반도체업계가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 '반도체 굴기' 중국, 매머드급 투자로 생산능력 키우기 나서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1천500억 위안(약 24조3천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중국 국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CDB)으로부터 2020년까지 1천억 위안을, 국가 반도체 펀드로부터 500억 위안을 각각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칭화유니는 투자금의 용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자금은 우선 난징(南京)에 짓는 3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과 우한(武漢) 공장 건설에 투입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칭화유니는 그동안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수탁생산)를 주로 해왔지만 자국 내 수요가 많은 메모리 반도체를 국산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이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가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3조2천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14조5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 것에 비춰보면 TSMC의 투자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세계 5위이자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중국 SMIC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캐퍼)을 조금씩 확대하는 중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제조업체로부터 몰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서다.

SMIC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파운드리 업체인 L파운드리를 인수했는데 현재 2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쥔 채 추가적인 전략적 합병 대상을 물색 중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의 전략에 맞춰 중국 반도체 산업이 무섭게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 '미세공정 기술' 경쟁도 치열해져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력의 척도인 미세공정 기술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SoC(시스템반도체)의 하나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경우 10나노(㎚·1㎚는 10억분의 1m) 기술 경쟁이 한창이다.

'10'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 크기를 말하는데 이 숫자가 작을수록 첨단 공법이다.

선폭 크기를 작게 할수록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생산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진다.

또 이렇게 작은 반도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의 제품을 더 작고 얇게 만들 수 있고 전력 소비도 줄어 경제적이다.

삼성전자가 작년 10월 반도체업계에서 최초로 1세대(LPE) 10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AP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도 10나노 공정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최신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35'나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에 이 공정을 적용했고, TSMC는 같은 대만의 미디어텍이 출시할 '헬리오 X30'에 이 기술을 처음 적용한다.




최근 공개된 갤럭시S8에는 스냅드래곤 835나 엑스노스9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10나노 AP가 장착된 첫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인텔은 '밀도'를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작전을 공개했다. 인텔은 최근 올해 중 10나노 칩 생산을 시작하며 삼성이나 TSMC보다 밀도(트랜지스터의 수)가 2배 높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TSMC는 올해 연말까지 애플의 아이폰8(가칭)에 쓰일 'A11' AP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7월까지 5천만개, 연말까지 1억개의 칩을 공급한다.

이는 TSMC가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데 이를 두고 애플이 차기작 아이폰의 판매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방증이라고 업계는 풀이한다.





차세대 기술인 7나노 경쟁도 치열하다. TSMC가 이르면 내년께 7나노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7나노 생산에 적용될 EUV(극자외선) 웨이퍼와 EUV 공정 개발을 공개한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위협적인 요소는 중국의 대규모 물량 투자"라며 "모든 반도체업체가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특성상 막대한 시설·설비 투자가 꾸준히 필요한데 중국 반도체업계는 기업이 어려워도 정부의 지원 덕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은 학생 혼자 나와서 경기를 뛰는데 중국 기업들은 학생 뒤에 엄마가 버티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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