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활동 원하는 학생들 무작정 말릴 수 없어 고민"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운동장에 나가 뛰고 싶어요" vs "미세먼지 때문에 안 나갔으면 좋겠는데"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잦아지면서 강원 일선 학교들이 체육수업 등 야외 활동을 진행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1일 원주의 A 유치원은 야외 놀이를 실내 놀이로 대체했다.
학부모들에게는 '미세먼지 때문에 야외 놀이를 못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긴급 발송했다.
같은 달 23일 원주의 B고등학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실외 수업을 금지하고, 등하교 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했다.
이 학교는 현장 학습도 자제하기로 했다.
원주의 C 초등학교는 휴식시간 야외 활동을 금지하고, 실내 청소는 청소기 대신 물걸레나 일회용 부직포를 사용해 깨끗이 닦도록 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달 원주권에서는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15개 학교가 실외 수업을 금지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도내 일선 학교들은 봄철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교육청이 보내는 공문이나 비상 연락을 토대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 지시가 없거나 자체 판단해야 하는 상황일 때는 "가능한 야외에는 안 나갔으면 좋겠다"며 학생을 만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게 고민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는 야외 체육수업 시간을 일부 줄이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고 있다.
통상 준비와 정리 운동을 빼고 30분 정도 야외 체육수업을 하는데 이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현재는 당일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이상이면 야외 수업을 자제하거나 마스크 착용 등 선제 안전조치를 하라고 돼 있다.
일선 학교의 한 관계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거나 교육청으로부터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공문이 오면 이걸 근거로 야외에 나가자는 아이들을 말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봄철 야외에서 뛰어놀고 싶은 학생들에게 '절대로 안 된다'고 붙잡아 놓을 수만도 없다"고 토로했다.
강원교육청은 중국발 스모그 현상에 따른 공기 유입과 우리나라 주변 기압의 영향으로 공기가 정체되면서 학생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 유치원, 초등학교의 실외 수업과 현장 체험활동을 금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실외 수업과 현장 체험활동까지 금지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수업 단축이나 휴업을 검토하도록 조치했다.
도내 미세먼지는 야외 활동이 절정을 이루는 오는 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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