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동성결혼 강하게 반대하며 전통지지층 결집…보수진영 표도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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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극우성향 대선후보인 마린 르펜(48)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27) 의원이 낙태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우파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전선(FN)은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이 대선 1차 투표에서 탈락하면 피용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을 결선투표에서 르펜이 흡수하는데 조카 마리옹의 강한 보수성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국민전선에서 극우이미지를 벗겨내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이모 대신 마리옹 의원이 전통적인 FN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주류 우파의 표심도 끌어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FN은 과거 강한 친(親)기업 성향으로 복지국가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2011년 마린 르펜이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다툰 뒤 당권을 장악하고 나서부터는 블루칼라 계층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당의 정체성을 바꿔왔다.
최근에는 정부 역할 확대, 임금·연금 인상 등 좌파의 영역이었던 이슈들을 건드리면서 노동자층에 구애하고 있다. 르펜은 또 국민전선이 과거 매달려온 사형제 부활과 동성결혼·낙태 반대 이슈에서 탈피하는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향전환은 FN 핵심 지지층인 극우 진영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 지지자는 FT에 "르펜이 공산주의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핵심 지지층을 달래고 붙잡아 놓는 역할은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에게 맡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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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옹은 강한 친(親) 기업성향을 가진 보수 가톨릭 신자로, 낙태와 동성결혼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강한 어조로 반(反) 이슬람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나 2012년 22살의 나이로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해 대중적 인기도 높은 편이다.
마리옹은 FT 인터뷰에서 "마약상들과 급진적 이슬람교가 득세하면서 프랑스가 보통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며 난민 유입이 늘면서 테러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르펜의 유로존 탈퇴 공약을 불안해하는 유권자들을 다독이는 것도 그의 몫이다. 마리옹은 "프랑스인들이 느끼는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우리는 국민의 생계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정치분석가들은 마리옹의 보수적인 메시지가 사회적 보수를 표방한 피용의 지지층을 결선투표에서 흡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5월 7일 대선 결선투표에는 이변이 없는 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과 르펜이 진출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결선투표에서 피용 지지층의 38%가 마크롱에게, 30%가 르펜에게 표를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남은 기간 마리옹이 활약하면 더 많은 피용의 표를 가져올 것으로 FN은 분석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세실 알뒤 교수는 "마리옹은 젊고 언변이 좋고 대담하다"면서 "낙태와 동성결혼을 우려하는 사회적 보수계층인 피용 지지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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