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이른바 '살해명단'(kill list)에 오른 언론인 2명이 자신들은 테러조직과 무관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 등 관련 부처의 각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알자지라 방송 이슬라마바드 지국장을 지낸 아흐마드 자이단과 프래랜서 언론인 비랄 카림은 전날 워싱턴DC의 연방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장을 제출했다.
자이단은 파키스탄과 시리아 이중 국적자이고, 카림은 뉴욕 태생의 중동계 미국인이다.
두 사람이 미국 정부의 살해명단에 올라 있는 사실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5년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감청 실태를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 살해명단에 따르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죽기 전 그를 여러 차례 인터뷰한 자이단은 알카에다와 무슬림형제단 소속으로 소개돼 있다. 2012년부터 시리아에서 외국인 전사들의 활동상 등을 보도하고 있는 카림 역시 알카에다 연계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소장에서 자신들은 알카에다나 탈레반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실수로 살해명단에 오른 데 이어 현 트럼프 정부에서도 그 잘못된 살해명단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항변하면서 미국이 자신들을 제거하려는 것은 '비합법적 목표물'에 대한 암살을 금지한 대통령의 군사력사용권한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끊임없이 미군의 공습 목표물이 돼 왔으며, 카림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미군의 공습을 5차례나 피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2011년 미 중앙정보국(CIA)의 예멘 드론 공습과정에서 사망한 미국인이자 급진 이슬람 성직자인 안와르 알아울라키도 아버지를 통해 미국 법원에 비슷한 소송을 냈었으나 패소한 바 있다며 두 사람의 법정 다툼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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