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이 갈수록 큰 폭으로 늘면서 '국민생선'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반면 고수온과 기상여건 악화로 어획량이 줄어든 국산 고등어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액은 총 2천32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1.7%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고등어 수입액(2천270만 달러)의 약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물량으로 따져봐도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한 1만789t이었다.
통상 '수입산'이라고 하면 국산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맛·신선도가 덜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기 마련이지만, 고등어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 반대다.
노르웨이는 풍부한 자원량을 앞세워 영양과 식감이 가장 좋을 시기인 9~11월에만 고등어를 잡아 급속 냉동한 후 한국 등 전 세계로 수출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한국은 노르웨이의 최대 주력 시장으로, 지난해에만 3만9천t의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국내로 들어왔다. 전체 고등어 수입량 10마리 중 9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올해는 이보다 수입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고등어 어획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나 줄어든 1만1천666t으로 잠정집계됐다.
수입량과 국산 어획량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1월에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조업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고등어 어획량이 단순히 기상 악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등어 어획량은 1996년 41만t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20년간은 줄곧 연평균 14만t 안팎에 머물고 있다.
작년에는 13만3천t을 기록했다. 20년 전에 비해 68%나 급감한 수치다.
또 지난 20년간의 어획량 추이를 보면 일정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생산량이 들쭉날쭉한 것도 특징이다.
이는 고수온의 영향으로 고등어 어장이 형성되는 시기나 지점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고등어가 몰려 있는 지점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등어는 따뜻한 바다를 찾아 이동하는 난류성 어류인데, 고수온의 영향으로 바닷물이 전반적으로 따뜻해지면서 고등어가 살 수 있는 지점이 많아져 어장이 흩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여파로 제주와 남해 지역 고등어 어장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쪽으로 넘어갔는데, 설상가상으로 한일 어업협상이 지난해 6월 결렬된 이후 일본의 EEZ에서 조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노르웨이산 수입량이 국산 생산량을 앞지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수부 관계자는 "다행히 국산 고등어 자원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드론이나 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보다 정확하게 고등어 어장을 탐색하는 등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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