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키워드는 '높이'였다.
전문가들은 PO를 앞두고 국내 선수들로 골 밑을 막아야 하는 모비스의 대응 능력에 PO 향방이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로드 벤슨과 김주성을 앞세운 동부의 제공권 능력에 골머리를 앓았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높이' 때문에 새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을 영입했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걱정을 덜어낸 이는 신인 선수 이종현이었다.
이종현은 1차전에서 벤슨을 틀어막으며 완승을 이끌었고, 2차전에서도 수훈선수로 뽑혔다.
이종현은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PO 2차전 동부와 경기에서 전반까지 벤슨에 밀렸지만, 후반전에 힘을 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종현은 11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었지만, 수비에서 활약이 빛났다.
이종현은 70-61로 승리한 뒤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다"라며 "분위기를 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을 해 힘들지만, 이는 은퇴할 때까지 안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음 경기 때는 좀 더 집중해서 완벽하게 막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종현은 덩크슛을 3개나 성공하며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4쿼터 종료 3분 49초를 남기고 상대 팀 두경민의 슛을 블로킹한 뒤 덩크슛을 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그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라며 "홈 팬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종현은 올 시즌 중반에 데뷔한 신인 중의 신인이다.
이번 PO는 그가 프로 무대에서 맞는 첫 토너먼트다.
이종현은 '떠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정규리그와 PO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그저 재밌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대형 신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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