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에서 밀리자 이례적으로 선수들 불러모아 '한소리'
각성한 모비스, 동부에 대역전승
(울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울산 모비스는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전반까지 27-37로 뒤졌다.
1쿼터까지는 앞서갔지만, 2쿼터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역전을 허용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서 있기만 하더라. 서로 도와주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때,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가 나섰다.
밀러는 하프타임 때 선수들을 불러 모아 '한소리'를 했다.
그는 "아직 20분이나 남았다. 집중하자"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밀러가 동료 선수들에게 주문한 건 수비였다. 그는 "경기의 시작은 수비다. 슛이 안 들어가면 수비에서 만회하면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통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주장이나 고참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단합을 이끈다.
'용병'이라 불리는 외국인 선수가 이 역할을 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유재학 감독은 "올 시즌 처음 본 모습"이라며 웃었다.
결과적으로, 밀러의 '집합'은 모비스 선수들을 각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모비스는 3쿼터에 추격전을 펼쳐 뒤집기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밀러는 '전반전이 끝난 뒤 왜 선수들을 모았는가'라는 말에 "자신감 있게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사실 밀러는 올 시즌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동료 외국인 선수들이 자주 바뀌었고, 시즌 초반엔 부상으로 시름 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련의 시간을 거치면서 밀러는 팀에 녹아들었다. 동료들과도 단단하게 뭉쳤다.
유재학 감독은 "밀러는 본인의 기분에 따라 경기력이 차이 나는 스타일"이라며 "최근 경기 시간이 늘어나고 좋은 플레이를 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그 자신감이 동료 선수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밀러 타임'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한 모비스는 6강 PO 2연승을 달리면서 4강 PO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밀러는 22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