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서 연락두절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박성백씨 부인 호소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애기 아빠가 큰 일이 있을 때 침착한 성격이어서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살아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꼭 찾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시간 3월31일 밤 남대서양에서 연락두절된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Stella Daisy)' 호의 선원(1항사) 박성백(39)씨 아내 김선아(36·서울 강북구 거주) 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2∼3시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부장에게서 "너무 놀라지 말고 들으라"는 말과 함께 연락 두절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수 사실을 카카오톡을 통해 선사로 알렸다는 시각으로부터 1시간 40분 전인 3월 31일 밤 9시 40분까지만해도 남편과 '바이버'(모바일 메신저)로 소통했기에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김 씨는 "신랑과 문자로 대화하면서 23개월된 딸과 롯데월드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나서 아이 사진을 보냈는데 사진 확인을 하지 않길래 '일하러 갔구나' 싶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배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남편 박씨가 파산한 한진해운에 다니다 폴라리스쉬핑으로 옮긴 뒤 작년 11월 18일 첫 출항을 했고 그때부터 계속 해외에서 선상 생활을 해왔기에 4개월여 만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2014년 박씨와 결혼한 김 씨는 박씨가 해양대학 재학시절부터 20년 가까이 배를 타면서 그동안 별다른 사고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애기 아빠가 큰일이 났을 때 침착한 성격"이라고 소개한 뒤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배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으니까 가서 빨리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게 될까 걱정된다"며 "가족 입장에서는 계속 나라에서 찾도록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누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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