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도선사 "30년 경력에도 긴장, 국민 염원에 무사 항해"

입력 2017-04-02 08:00  

세월호 도선사 "30년 경력에도 긴장, 국민 염원에 무사 항해"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30년 경력의 베테랑 도선사에게도 세월호를 이송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부담감이 컸다.

전 국민의 관심 속에 무사히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기는 대업을 수행한 '세월호 도선사' 정경배 목포항도선사회 회장.






정 회장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같은 큰 배를 타고 30년 동안 전세계를 누볐는데도 이번 세월호 운항은 어느 때보다도 부담이 컸다. 하루에 수십번 운항한 뱃길이었는데도 긴장되는 일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뱃길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 걱정이 많았다. 하늘이 도운 덕분인지 조류도 세지 않고 모든 과정이 순조로워 3년 만에 세월호를 무사히 육지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국민의 응원 속에, VTS(해상교통관제센터), 목포시, 목포항만청 등 많은 분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예정보다 빨리 세월호를 목포신항에 들여왔다"며 "세월호를 데려온 목포가 포용의 고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30년 경력의 외항선박 베테랑 선장이다. 2012년 도선사 시험에 합격했다.

'해기사의 꽃'으로 불리는 도선사는 항만에 입·출항하는 선박에 탑승해 선박을 부두까지 안전하게 인도하는 전문가로 도선 기술, 선박 항행장비와 조종 성능에 대한 해박한 지식 등 종합적인 능력과 자질이 요구된다.

도선사가 되려면 6천t 이상 선박에서 5년 이상의 선장 경력이 있어야 하고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도선사 시험에 합격하고 6개월간 실무수습을 받아야 한다.

500t급 이상 외항선의 경우 도선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우리나라 621개 직업종사를 상대로 실시한 직업만족도 조사에서도 도선사는 판사에 이어 만족도 2위를 기록했다.

세월호를 선적한 반잠수선 화이트마린호는 31일 오전 7시 동거차도 인근 해역을 출발, 가사도 해역에서 정 회장 등 도선사 2명을 태웠다. 이어 예정 시간을 1시간 30분 단축한 오후 1시께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해경 경비함정 5척이 호위했고, VTS가 운항 관제를 맡았다.

201735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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