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인도후 첫 반응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일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공동성명으로 김정남 암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설'(說)이 부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매체가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으로 인도된 이후 내놓은 첫 반응이다.
조선신보는 '부정된 북조선 범행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두 나라의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조선(북한) 측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는 모든 것이 결함과 모순의 덩어리였다"며 "(말레이시아) 경찰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고 그 누구의 조종에 의해 수사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신문은 김정남의 암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모략'으로 규정, "모략사건으로 인해 수세에 몰린 것은 말레이시아 측이었다"며 "이번 사건에 조선이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억지를 부렸다.
그러면서 "조선에 대한 국제적인 혐오감을 조성하려고 2월부터 대대적인 깜빠니야(캠페인)를 벌려온 세력들은 이번 사건이 조선과 말레이시아의 국교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떠들어댔으나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핵심 용의자들로, 사건 직후 평양으로 도망간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등이 모두 검거될 때까지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보통 중요한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 매체에서 발표하기 전에 어용 매체인 조선신보를 통해 메시지를 내놓곤 한다.
조선신보의 이 같은 보도로 미뤄 북한은 조만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남 시신에 대한 자체 부검결과를 발표하며 "사인은 심장마비이고, 북한의 암살설은 거짓"이라는 주장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인한 말레이시아와의 마찰 등 관련 내용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내용 매체에서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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