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사들의 상당수가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보며 부진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에너지는 1조6천579억원의 매출(이하 개별실적)을 올리고도 1천3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전년에는 188억원 흑자였는데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663억원으로 흑자를 봤지만 전년보다 41.5% 감소했다.
동두천드림파워도 2015년보다 영업이익이 74% 가량 감소하며 2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에도 103억원 당기순손실을 봤는데 적자가 이어졌다.
포천파워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며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에서 적자(444억원)를 봤다. 에스파워는 1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SK E&S는 그나마 당기순손실은 면했지만 역시 영업이익(121억원)이 91.4%나 감소했다.
LNG 발전을 하는 민간 발전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GS EPS뿐이었다. GS EPS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5.4% 증가한 708억원으로 집계됐다.
GS EPS의 경우 당진 1호기 LNG 발전소가 한국전력공사와 고정적으로 전기를 판매하는 전력수급계약(PPA)을 맺어 상대적으로 안정되게 전기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의 일종인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다른 발전사업자에게 판 것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GS EPS를 제외한 LNG 발전사들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LNG 발전소의 이용률 하락과 저유가로 인해 전기의 도매가격인 SMP(계통한계가격)가 낮아진 점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LNG 발전은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비싸 연료값이 싼 석탄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비해 가동 순위가 뒤로 밀린다. 그러다 보니 2015년 41.1%였던 LNG 발전소 이용률은 지난해 38.8%로 더 낮아졌다.
2013년만 해도 67.0%였던 LNG 발전소의 이용률은 이후 해마다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연료비가 싼 석탄·원자력발전이 가동의 우선순위에 놓인 상황에서 추가로 석탄·원자력발전소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석탄화력발전을 하는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이 지난해 큰 폭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민간 LNG 발전사들은 수백억 이상의 적자를 낸 것이다.
민간 발전사들의 실적은 올해에도 더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원전 1.4GW와 석탄발전 4.7GW가 신규로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원전 신고리 4호기(1.4GW), 석탄발전 5.3GW가 추가로 전력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LNG 발전사들은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이러다간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경우 피크전력에 대비한 발전설비 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 교수는 "LNG 발전사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일정한 쿼터를 주거나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LNG 발전의 친환경성도 우선순위 판단에 고려하는 식으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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