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3천800명 포진…배터리·신약개발 등 독자기술 선도
(대전=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LG화학 기술연구원은 LG화학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곳이다.
LG화학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5천300명 중 3천8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20%가 박사학위 소지자이다.
축구장 40배 크기인 30만㎡(약 8만7천평) 부지의 기술연구원 정문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로 둘러싸인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지상 4층 규모의 본관 등 총 7개의 연구동이 자리하고 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자 캐주얼 차림의 젊은 연구원들이 시끌벅적 쏟아져나온다.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31일 기술연구원에서 만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자주 여길 오는데 아름답고 자유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풍경은 아름답지만, 내부는 아주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 배터리 '안전성'이 핵심…기술 차별화
현장에서는 LG화학의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4연구동에서는 LG화학의 독자적인 '안전성강화분리막'(SRS)의 기능을 입증하는 열 수축 실험이 한창이었다.
뜨거운 판에 일반 분리막과 SRS 분리막이 적용된 전지를 올려놓고 몇 초간 기다렸더니, 일반 분리막은 금세 쪼그라들면서 녹더니 전지의 음극과 양극이 드러났다. SRS 분리막은 변함이 없었다.
분리막은 음극과 양극을 나눠 합선을 방지하면서도 리튬이온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만든 얇은 막이다. LG화학은 분리막 표면에 얇게 세라믹 소재로 코팅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배터리연구소 분리막개발팀 이제안 연구원은 "SRS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기술"이라며 "LG화학이 GM, 르노, 볼보,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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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개 이상 합성 실험…신약개발의 꿈으로
1연구동으로 넘어갔더니 합성신약, 백신, 바이오의약 등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는 생명과학연구소가 있다.
1981년 LG화학(옛 ㈜럭키)이 당시 민간기업으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설립한 '럭키 유전공학연구소'를 모태로 한 곳이다.
2층의 제품연구센터에선 작은 기계들이 돌아가며 알약을 만들고 있다. 알약이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형태와 크기를 정하는 연구를 위한 것이다.
타정기에서 만들어진 알약은 코팅 작업으로 이어진다. 약효가 떨어지지 않도록 알약을 보호하고 체내 언제 어디에서 분해, 흡수되도록 할지 조절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약품 샘플은 최종적으로 사람 몸과 같은 온도, 환경을 구현한 용출기에서 양상 연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스펙을 결정한다.
신약개발연구센터 윤승현 부장은 "신약개발은 연구부터 허가까지 10년 이상 기간과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다"며 "평균 1만개 이상 새로운 물질을 합성, 평가해야 하는데 다양한 기술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화학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신약 승인을 획득한 '팩티브'는 304번째, 국내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444번째 합성해 성공한 물질이라고 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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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합물의 도서관 '케미컬 라이브러리'
합성신약 연구는 무수한 종류의 화학물질을 합성하고 실험해 원하는 대상에 효과를 보이는 물질을 찾는 과정이다. 수만 개에 이르는 후보 물질에 대한 누적 연구가 중요하다.
케미컬 라이브러리는 그동안 LG화학이 신약개발을 위해 제조했던 물질을 보관하는 곳이다. 말 그대로 도서관과 같다. 작은 서랍을 열면 가지런히 정리된 화합물이 나온다.
1994년 합성신약 연구를 시작한 이래 계속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신약연구센터 김회숙 연구원은 "누구든 화합물을 합성하는 동시에 서버에 등록, 아이디가 생성돼 라이브러리에 보관한다"며 "총 13만 종의 DB가 있는데,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가장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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