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 사건'으로 유명한 브렛 "내가 최고며 가장 즐긴다는 생각으로 야구했다"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야구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스타 선수로 활약하고,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전설' 조지 하워드 브렛이 2일 창원 마산구장을 찾았다.
이날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의 시구자로 나서기 위해서다.
브렛은 197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부터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만 뛰었다.
3루수로서 통산 타율 0.305, 317홈런, 3천154안타, 1천595타점, 201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 13회, 최우수선수(MVP) 1회, 타격왕 3회 등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1999년에는 98.2%의 득표율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은퇴 후에는 가족이 운영하는 야구용품 회사 '브렛'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하고 있다. 브렛 가족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랜초쿠카몽가 퀘이크 구장도 소유하고 있는데, NC가 이 구장을 미국 스프링캠프지로 활용하면서 NC와 인연을 맺었다.
브렛은 가족 회사와 관련된 사업 출장차 한국을 방문했고, 시구까지 맡게 됐다.
경기 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브렛은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는 그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 야구 경기도 관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 그는 "늘 두 가지 목표를 생각하고 경기했다"고 답했다.
첫 번째 목표는 '모든 경기에서 내가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이 경기를 가장 많이 즐기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자신을 명예의 전당으로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때, 4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충분히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이 최소한의 목표를 추구했기 때문에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룬 여러 기록 중에서는 3천 안타 달성에 가장 애착을 느낀다고 밝혔다.
3천 안타를 쳤다는 것은 확률상 7천 번 아웃을 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렛이 3천 안타를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는 "10번 중 7번 실수해도 3번은 성공한다는 것, 그 점이 나를 스타로 만들었다"며 "7천 개의 아웃을 당했다는 게 좋다"고 밝혔다.
브렛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인 '파인 타르'(송진) 사건의 주인공이다.
1983년 7월 25일 캔자스시티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서 브렛은 3-4로 지던 9회초 2아웃에서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양키스는 브렛이 방망이에 규정 이상의 송진을 발라놨다고 항의했고, 심판진은 홈런 무효를 선언했다.
브렛은 격분했고, 캔자스시티도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재경기가 결정됐고, 캔자스시티는 5-4로 이겼다.
브렛은 파인 타르 사건에 대해 "정말 좋아한다"며 "그 덕분에 돈도 많이 벌었다"며 웃었다.
그는 한국 야구에도 관심을 보였다.
롯데의 10번(이대호)가 가장 유명한 선수라는 신문 기사를 읽었고, NC에서는 47번(나성범)이 아주 좋은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따 경기에서 주의 깊게 보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야구의 전설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같은 팀에서만 뛰었는가?', '팬과 소통을 잘하는 선수인가?', '존경을 받는 선수인가?' 등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나도 은퇴할 때 굉장히 슬펐다. 아마 굉장히 감정적인 시즌이 될 것이다. 은퇴 후에도 구단이 그를 어떤 상황에 초대할 때까지도 감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은퇴 후에도 구단, 팬, 연고지와 결혼한다는 생각으로 팬들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NC와도 더 관계를 맺고 싶다면서 "아시아 팀 2곳 정도와 마이너리그팀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구상 중"이라며 "이번에 NC에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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