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연대론 불살랐다"…孫·朴 "나만 옳다면 안돼"

입력 2017-04-02 17:26   수정 2017-04-02 20:21

安 "연대론 불살랐다"…孫·朴 "나만 옳다면 안돼"

4일 대선후보 선출 앞두고 서울 경선서 막판지지 호소

당 지도부 "호남 녹색바람, 서울에 상륙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이 일요일인 2일 서울·인천 지역 순회경선에서 6번째 격돌을 벌였다.

민심의 리트머스 시험지라 불리는 '수도 서울'에서 맞붙은 세 후보는 오는 4일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선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본선을 겨냥한 표심 몰이에 집중한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바른정당과의 연대론 등을 꺼내 들며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맞불을 놓았다.

이날 후보자 합동 연설회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에 마련된 4천500석은 무대가 설치된 곳을 제외한 3천여 석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안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대신할 수 없는 미래", 박 부의장 측은 "국민권력시대 협치 대통령", 손 전 대표 측은 "내가 생각하던 대통령"이 쓰인 플래카드를 각각 내걸고, 저마다 후보들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하며 투표장 열기를 띄웠다.


◇ 대세론 탄 安 "자강론" VS 孫·朴 "그래도 연대해야" = 안 전 대표는 평소와 확 달라진 연설 스타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복식호흡으로 끌어올린 목소리는 두텁고 굵직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저 안철수 반드시, 기필코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한 초선 의원은 "연설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전달력이 정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표현력도 달라졌다. 안 전 대표는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 스스로 믿어야 국민도 믿어주신다.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 모두 불살랐다"며 평소보다 선명한 어휘를 사용, '자강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됐겠느냐. 이재용이 이건희의 아들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삼성의 일인자가 됐겠느냐"고 "저는 경제에서도 정치에서도 스스로 힘으로 성과를 만들었다"고 외쳤다.

다른 후보들은 연대론을 들고 반격에 나섰다.

박 부의장은 "호남중심 개혁세력의 대연합을 이루는 것이 우리당의 집권 전략"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변과 돌풍이 없는 경선은 국민 관심을 모을 수 없고 본선 경쟁력도 떨어진다"며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주선이 1등하는 돌풍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손 전 대표 역시 "나만 옳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다고 했던 앞서 간 불행한 지도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자강론을 꼬집으며 "지금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을 잡고, 더불어민주당의 반패권 의원들이 힘을 모을 때"라고 밝혔다.


◇ 당 지도부 '축제 분위기'…"녹색바람 거세졌다" = "호남에서 불기 시작한 녹색 바람이 드디어 오늘 이곳 서울에 상륙했다."

합동연설회에 앞서 장병완 선거관리위원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축사하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경선 룰 미팅에서 완전국민경선을 채택할 때까지만 해도 무탈하게 경선을 치러낼지 반신반의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 흥행을 거두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도 순회경선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합동연설회장을 찾았다.

정 고문은 "우리쪽 손학규 박주선 안철수, 저쪽의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때깔만 봐도 우리가 훨씬 낫다"고 추켜세웠다.

박지원 대표는 "녹색바람이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1대 1 대결을 만들었다. 대세론의 잔치에 빠져있던 문 후보는 천정을 치고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고,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제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고, 더불어민주당은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외쳤다.

당 소속 의원들도 총집결했다. 천정배, 정동영, 조배숙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물론 20여명의 의원들이 무대 앞에 앉아 연설을 경청했다.

안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와 딸 설희 씨도 이날 연설회장에 함께했다. 두 사람은 일찌감치 노원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장충체육관으로 건너와 선거 유세를 도왔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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