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30조 육박한 해외여행 지출, 내수로 돌릴 수 없나

입력 2017-04-02 22:10  

[연합시론] 30조 육박한 해외여행 지출, 내수로 돌릴 수 없나

(서울=연합뉴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이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국내 거주자(6개월 이상 체재한 외국인 포함)의 해외 소비 지출은 지난해 28조9천299억 원으로 전년보다 8.3%(2조2천275억 원) 늘었다. 해외 소비 지출은 2010년(20조1천835억 원) 처음 20조 원을 넘었다. 그 이듬해 소폭 줄었지만, 곧바로 증가세로 돌아서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해외 소비 지출은 대부분 국내 거주자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쓴 돈이다. 해외 여행객은 지난해 2천238만3천190명으로 전년보다 15.9% 늘었다. 저가항공 노선의 활성화로 일본, 대만, 베트남 등 가까운 나라를 찾은 여행객이 급증했다. 해외 소비 지출에 유학생이 쓴 돈은 포함되지만, 회사 출장 같은 단기 업무여행 경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외 여행객은 올해 1∼2월에도 475만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4.7% 증가했다.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작년 동기 대비 3.6% 떨어지면서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5월 초순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져 이틀만 휴가를 써도 최대 9일간 쉴 수 있다. 이 기간 해외여행이 작년 동기의 2배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다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일정 부분이나마 국내로 돌릴 수 있다면 부진한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4.7% 늘었지만, 가계의 국내 소비액은 3.4%(23조7천237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수출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소비는 아직 추세적인 개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내수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몇몇 지역에서는 관광자원 개발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다. 예컨대 전남 순천시는 2000년부터 순천만 습지를 생태관광 코스로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는 연간 50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해 1조3천억 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추산)의 생산유발 효과도 봤다. 2008년에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을 설치해 지금까지 1천만 명 이상의 이용객을 유치한 경남 통영시나, 2007년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신안군 증도 등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광 경쟁력은 아직 낮은 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년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관광경쟁력지수에서 한국은 2015년 29위에 그쳤다. 스페인(1위), 프랑스(2위), 독일(3위), 미국(4위)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권의 일본(9위), 싱가포르(11위), 홍콩(13위), 중국(17위)에도 한참 뒤졌다. 국내 관광 경쟁력을 높이려면 더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수성을 잘 살린, 매력적인 관광지가 늘어날수록 해외로 빠져나가는 관광 수요를 더 많이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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