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론 불살랐다"…구심력 강화하며 '비문 표심' 흡수 복안
비전·콘텐츠 비교우위 자신…安 측 "협치 능력 보여줄 것"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본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넘기 위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사실상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37일 남은 대선에 모든 전력을 쏟아붓기 위한 준비 작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단 안 전 대표 측은 최근 지지율 급등으로 올해 초부터 호언장담해온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비문(비문재인) 정서의 표심을 흡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안 전 대표는 연대론 및 후보단일화론에 대해 한 층 더 분명히 선을 그으며 독자노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전 대표는 2일 서울·인천 경선에서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을 모두 불살랐다"면서 "국민에 의한 연대,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불살랐다'라는 표현을 지난 대선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바 있다. 당시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이런 강한 발언은 경선 흥행 및 연이은 압승을 통해 안풍(安風)을 재점화하고 지지율이 급상승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강론을 계속 밀어붙여 유권자들에게 강한 시그널을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연대론에 휘둘려 여권 세력과 손을 잡는 것으로 비칠 경우, 기존의 야권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구심력 강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보수층 끌어안기 구도를 만들어가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는 3일 민주당 경선 이후 지지율 급상승세를 전망해오던 안 전 대표 측은 상승 시점이 일주일 이상 앞당겨지자, 이에 대한 숨은 표심을 분석하는 데 분주한 표정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민주당 경선 이후에도 2, 3위 대선주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제외되는 만큼, 상당한 지지율 상승요인이 있을 것으로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보수층이 결집될 경우 상대적으로 안 전 대표의 구심력이 약화되는 만큼, 범보수정당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추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를 넘기 위해서는 비문 정서를 흡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전과 콘텐츠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에 절대 과반 정당이 없는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협치를 하지 않으면 원활한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협치 추진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비전 및 콘텐츠에서의 비교우위를 강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때 제3지대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최근 외교특사로 삼겠다는 구상을 나타낸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정치컨설팅 업체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양강구도가 됐을 때 안 전 대표로서는 인물경쟁력으로 프레임을 전환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치가 가능한 리더십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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