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러시아 내통' 논란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 입성 후 첫 재산신고 때 러시아 관련 기업에서 받은 강연료 수입은 아예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린은 지난 2월 11일 정부윤리청(OGE)과 백악관에 첫 재산신고를 할 당시에는 러시아 관련 기업의 강연료 수입을 적시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31일 자로 된 수정 신고자료에서 뒤늦게 이를 보고했다.

수정 신고자료를 보면 플린은 러시아 국영방송 RT, 러시아의 화물 항공사인 '볼가 드네프르'(Volga-Dnepr)의 미국 계열사, 러시아 사이버보안회사 카스퍼스키(Kaspersky)의 미국 자회사로부터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받은 강연료가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의회 자료를 토대로 플린이 2015년 하반기에 러시아 기업 행사에서 세 차례 강연하고 모두 5만6천250달러(약 6천291만 원) 이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RT로부터 3만3천750달러, 볼가 드네프르 측으로부터 1만1천250달러, 카스퍼스키 측으로부터 1만1천250달러를 각각 받았다.
플린의 재산신고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플린이 처음 제출한 재산신고서는 백악관 법무팀과 OGE 측의 자문을 거쳐 재검토와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초안이었다"면서 "그러나 플린이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그 과정이 중단됐다. 백악관이 최근에야 플린에게 그 일을 끝내고, 또 강연료 지급 기관도 세분화해 항목별로 명시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성 장군 출신으로 트럼프 캠프 안보 참모를 거쳐 국가안보보좌관에 오른 플린은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연말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제재해제 문제까지 논의한 데다 이런 사실을 상부에 거짓 보고까지 한 점이 드러나 취임 3주 만에 경질됐다.
플린은 러시아 기업 강연료 수입 누락과 별개로 지난해 10월 '터키계미국인연합의회'(ATAA) 측 인사인 이브라힘 쿠르툴루스로부터도 1만 달러의 강연료를 받았으나 첫 재산신고 당시에는 '수입원'을 쿠르툴루스로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게 돼 있는 세부 설명란은 아예 생략했다고 WP는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이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 명세를 보면 플린은 이들 강연료를 포함해 총 137만∼147만 달러의 소득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82만7천 달러(9억2천500만 원)는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업체 '플린인텔그룹'에서 얻은 소득이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