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도 좋지만 출루 중요시"…리더십·융화력 눈길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생활이요? 너무 좋아요."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 성공 여부에는 그의 야구 실력뿐 아니라 한국 적응력도 큰 영향을 미친다.
스크럭스는 일단 적응력과 팀 융화력으로는 NC 내부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스크럭스는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에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으며 맛있어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스크럭스는 "이곳이 정말 좋다. 모두가 잘해주고 주거환경이나 음식도 다 좋다. 국과 찌개도 좋다. 매운 음식도 입에 잘 맞는다"며 "여기에 와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 경기를 경험한 느낌도 좋다.
그는 "비디오로 보거나 이야기로 들었는데, 팬들이 굉장히 집중하는 이런 분위기는 처음 느꼈다"며 KBO리그의 실제 분위기를 체험한 소감을 전했다.
스크럭스는 NC와 계약(총액 100만 달러)하기 전부터 한국과 NC에 좋은 인상을 받고 있었다.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의 조언 덕분이다. NC에서 3년(2014∼2016년)간 맹활약을 하다가 올해 밀워키와 계약,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테임즈는 스크럭스에게 '한국행'의 장점을 많이 말해줬다.
테임즈보다 1살 어린 스크럭스는 "테임즈와 원래 잘 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야구시합을 할 때 상대 팀 선수로 자주 만났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테임즈는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NC가 좋은 팀이고, 구단도 잘해줘서 일원으로 있기에 좋은 곳이라고 말해줬다. KBO리그도 좋은 리그이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자신도 테임즈처럼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기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지금은 한 경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테임즈가 NC에서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에 스크럭스를 향한 기대감도 크다.
스크럭스는 지난 2일까지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 3연전에서 타율 0.250(8타수 2안타) 1홈런 3볼넷 1사구 2타점 3득점 등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750, 출루율은 0.500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출루한 점이 눈에 띈다.
스크럭스는 "선구안을 중요시한다. 공을 많이, 잘 보는 게 중요하다. 멀리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루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장타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스크럭스는 "홈런을 치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팀이 승리하면 더 그렇다"라며 '한 방'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스크럭스는 기존 외국인 선수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다른 리더십과 융화력이다.
스크럭스는 경기 시작 전 스스로 선수들을 모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김경문 NC 감독도 "스크럭스는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팀이 자꾸 지니까 자기가 라커룸에서 미팅을 소집하더라. 자신의 타격이 안 좋아도 동료들을 응원해주고 선수들에게 먼저 이야기를 건네더라"라며 흐뭇해했다.
이에 대해 스크럭스는 "좋은 팀워크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미국에서도 종종 미팅을 소집했다. 가끔 이런 것을 하면 팀원들에게 나를 이해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주니 나도 좋은 팀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가족같이 지내고 싶다"며 "팀 미팅 때 하는 이야기를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지만, 동기부여 해서 같이 힘내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본인 이름의 정확한 발음이 '에그재비어'(Xavier)라는 스크럭스는 마이애미 말린스 1루수 출신이다.
그는 "한국에서 제가 야구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고 한국에서 새 출발 하는 각오를 전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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