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남의 물건을 훔칠 때 쾌감을 느껴 16번이나 빈집을 턴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서초구와 경북 포항시 등 고급빌라와 아파트 저층부 빈집을 16차례 털어 6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로 유모(35)씨를 구속하고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오피스텔 분양업을 하며 버는 돈으로 생활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었고 빚을 진 상태도 아니었다. 그런 유씨가 '빈집털이범'이 된 이유는 남 물건에 손을 댈 때 쾌감 탓이었다.
유씨는 서래마을 등 서초구 고급주택가를 주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나 '빈집털이 쾌감'을 못 끊어 주말과 설 연휴에는 고향인 포항시에서 '원정범행'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서 유씨는 "빈집에서 물건을 훔치면서 스릴을 느꼈다"면서 "지난달 홍콩여행을 가서도 클럽에서 지갑 등을 훔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맨손으로 가스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을 뜯고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유씨는 서랍 등에서 귀금속을 꺼낼 때 주변은 건드리지 않고 귀금속만 '얌전히' 빼내 일부 피해자는 경찰이 알려줄 때까지 귀금속이 사라졌는지 몰랐다.
유씨는 훔친 귀금속을 판 돈으로 인터넷 도박과 외국여행을 즐겼다.
장물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귀금속점 주인이 "훔친 물건 아니냐"고 의심하자 유씨가 전화 받는 척하며 도망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외출 시 집에 불을 켜고 나가거나 화장실이나 주방 등 작은 창문도 꼼꼼히 닫아야 빈집털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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