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한국 국적 얻은 캐나다 교포 공격수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대표팀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린 캐나다 교포 공격수 대넬 임(24·한국명 임진경)은 "대표팀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 2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1차전에서 슬로베니아를 5-1로 격파했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대넬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나선 A매치에서 골을 넣어 기쁨을 더했다. 4년여의 기다림 끝에 나온 특별한 골이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2013년 여자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북미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선수를 찾았다. 협회의 레이더망에 처음으로 걸린 선수가 대넬이었다. 성이 '임(Im)'씨라는 것이 결정적인 힌트였다.
협회의 연락을 받은 대넬은 한국에 있는 삼촌을 통해 확인 과정을 거쳤다. 그때 삼촌이 협회에 소개해준 선수가 바로 대표팀 또 한 명의 캐나다 교포 선수인 캐롤라인 박(한국명 박은정)이다.
협회가 가장 먼저 찾아낸 선수였으나 대넬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당장 국내에서 뛸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대넬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서도 그가 속한 캐나다 여자 대학 1부 리그 명문 윌프리드 로리에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도움된다는 판단 아래 국적 신청을 미뤘다.
대넬은 약 4년 만인 올해 1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대넬은 지난 2월 말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발목이 성치 않았다. 샷 블록 과정에서 퍽에 맞아 오른쪽 발목에 실금이 갔다. 병원에서는 4~5주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대넬은 통증을 참으며 세계선수권 출전을 강행했고, 부상 투혼 속에 골까지 터트렸다.
대넬은 대표팀 핵심 멤버다. 힘이 좋고 운동 능력도 뛰어난 데다 캐나다 여자 대학 1부 리그에서 플레이오프 경험이 많아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에서 경험 적은 대표팀의 약점을 보완해줄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대넬은 대표팀 첫 골을 넣은 소감을 묻자 "대표팀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며 "팀의 승리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귀화 선수라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보다는 오히려 영광스럽다"며 "최선을 다해서 팀에 기여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쏠리는 6일 북한전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우리는 상대가 누구건 우리 자신과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 될 것이고,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넬은 "한국 대표팀이 그동안 큰 발전을 이뤄냈다"며 "그렇게 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대표팀이 유니폼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매일매일 더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 이곳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부모님이 경기장에 직접 올 것"이라며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생각을 하면 정말로 특별한 감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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