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일대일로' 고속철사업, 외국과의 계약 '0'…"문제는 비용"

입력 2017-04-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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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일대일로' 고속철사업, 외국과의 계약 '0'…"문제는 비용"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위해 외국과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지만, 해당국들이 비싼 비용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면서 계약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대형 기관차 제조업체인 CRRC 칭다오쓰팡(靑島四方)의 더우 신 대변인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중국의 고속철도 수출 사례가 없다"고 시인했다.

칭다오스팡은 멕시코에 210㎞ 길이의 고속철도 사업을 위한 고속열차를 제조할 계획이었지만, 2015년 멕시코의 예산 삭감으로 고속철도 사업이 취소되자 계획을 중단했다.

중국이 인도네시아에서 합작으로 진행하는 자카르타-반둥 간 고속철도 사업도 고비용과 덜 개발된 지역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작년 1월 중단됐다.

51억 달러(5조6천800억 원)를 들여 150㎞ 길이의 철길을 건설하는 이 고속철 사업은 지난달에야 승인을 받았다.

미국 서부 고속철도 사업의 시행사인 익스프레스웨스트(XpressWest)는 작년 중철국제그룹(中鐵國際集團·CRI)과 체결한 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 계약을 취소했다.

더우 대변인은 "중국과 계약을 체결한 국가들에 가장 큰 문제가 자금력 부족"이라며 "고속철도와 고속열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비용 효율적이지만, 많은 국가에 여전히 비싸다"고 지적했다.

고속철도 길이 감축과 편안한 통행을 위해 필수적인 다리와 터널 건설과 관련한 지리적 문제도 사업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방대한 땅을 가진 중국은 철도 건설을 위해 적합한 땅을 찾기 쉽지만, 동남아시아 국가 등 산이 많은 국가는 철도 건설을 위한 충분한 평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4년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고속철도 ㎞당 건설 비용은 중국에서 1천700만∼2천100만 달러였지만, 유럽에서는 2천500만∼3천9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고 5천600만 달러로 중국의 2배를 웃돌았다.

홍콩 MTR의 이 민 중국 사업 수석자문은 많은 국가에서 고가의 고속철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철도 통근자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점도 고속철도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원인으로 꼽았다.

더우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춘제(春節·중국의 설) 등 휴일에 교통수요가 특히 많다"며 "이것이 중국에서 고속철도가 매우 빠르게 발전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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