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은 철강·석탄 과잉생산 진원 랴오닝성에 위치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긴축전환을 시사한 이후 중국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연초 기준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3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폴트에 빠진 7개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 건수는 무려 9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1년간 디폴트가 난 회사채는 29개에 달해 전년의 4배를 넘어섰었다.
디폴트를 낸 기업은 대부분 중공업과 건설업에 속한 기업들이며, 절반 이상은 철강과 석탄 과잉생산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동북부 러스트벨트의 랴오닝(遼寧)성에 위치한다.
기업별로 보면 랴오닝성의 다롄기계공구그룹은 올해 5월과 7월, 2019년 1월 만기 회사채 3종에 대해 디폴트를 냈다. 공구산업은 기업 숫자가 너무 많아 합병 등이 필요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역시 랴오닝성의 둥베이특수강그룹은 부분적 국유기업으로, 2000년대 초반 구제금융을 받은 뒤 벌써 6종의 회사채에 대해 디폴트를 냈다. 이 회사는 파산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몽골베룬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붐에 올라탔다가 미분양으로 타격을 입은 대표적 회사로 내년 1월 만기 회사채에 대해 디폴트를 냈다.
이 밖에 중국 산둥성의 산수이시멘트그룹, 중국도시건설홀딩그룹, 화성장취안그룹, 주하이중푸엔터프라이즈 등이 디폴트에 빠졌다.
중국기업들이 줄줄이 디폴트를 내는 배경에는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유동성 죄기가 있다.
인민은행은 올들어 2차례나 단기자금시장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차입금리가 치솟아 소규모은행과 부실기업이 디폴트에 빠지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중국 공산당 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목표구간 하한선인 6.5%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신중하고 중립적인 통화정책의 시행으로 부동산 거품과 지방 및 기업 대출의 고삐를 죄는 긴축정책으로 전환을 시사했다.
류동량 중국 초상은행 선임애널리스트는 "디폴트는 계속 비슷한 속도로 이어질 것"이라며 "회사채 금리가 더욱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부실기업은 앞으로 회사채 발행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에서 정크등급으로 분류되는 AA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1분기 330억 위안(약 5조3천500억 원)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기업들은 1분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 보다 50% 늘어난 1천290억 위안의 회사채 발행을 취소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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