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하원 12석 중 9석 차지…주의회·지방의회선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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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는 집권 1년을 평가받는 시험대인 보궐선거에서 상하원 의석 절반 이상을 휩쓰는 성공을 거뒀지만, 소수민족 지역에서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3일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지난 1일 보궐선거 결과에 따르면 수치가 이끄는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총 19개 의석 가운데 절반 수준인 9석을 차지했다.
NLD는 총 12석의 의석이 걸린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상원 3석, 하원 9석)에서는 모두 8석(하원 5석, 상원 3석)을 확보해 지난 2015년 총선 압승에 이어 인기를 확인했다.
그러나 NLD가 상하원 의석을 확보한 8개 선거구 가운데 5곳은 버마족이 주류인 최대 도시 양곤이었다.
반면, NLD는 몬주(州)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군부 측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패했고, 샨주(州)에서는 지역 정당인 샨민주주의민족동맹(SNLD)에게 2개의 하원의석을 모두 내줬다. 서부 라카인주(州)에서도 지역 정당인 아라칸국민당(ANP)에 졌다.
더욱이 NLD는 7석의 의석이 걸린 주 의원 및 지방의원 선거에서는 1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참패했다.
반면, 샨족을 대표하는 SNLD가 4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고 군부 측 정당인 USDP도 1석을 차지했으며, 전국민주주의당(ANDP)는 2015년 NLD가 확보했던 의석을 빼앗기도 했다.
결국, 수치가 주도하는 NLD는 양곤 지역을 중심으로 연방 상하원 의석을 휩쓸었지만, 소수민족 지역에서는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셈이다.
일부 지역 선거구에서는 NLD측 후보들이 지역정당은 물론 군부 정당 후보들에게도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수치측 정당은 현재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치열한 북부 샨 주와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으로 불교도 무슬림간 긴장감이 높아진 라카인주에서는 단 한 석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소수민족 지역의 표심이 지난 1년간 수치 주도의 중앙정부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치는 문민정부를 출범시키면서 최우선 과제로 소수민족과의 평화 협정 체결 문제를 제시했지만,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과 접경한 샨주 등 북부지역에서는 반군과 정부군 간에 넉 달 이상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또 라카인주에서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 속에 무려 7만5천 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등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런 정정불안 속에 수치가 주도하는 연방 정부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방관하고, 지역 경제 개혁은 손도 못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라카인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ANP 소속 아예 아웅 당선자는 일간 미얀마타임스와 인터뷰에서 "NLD가 주도하는 연방 하원은 표를 준 국민을 잊은 채 자신들 멋대로 행동했다"며 "만약 그들이 계속 소수민족과의 신뢰를 버리고 계속 오만하게 군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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