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퉁화 사용 증진으로 민족주의 강화…소수민족 문화 말살 예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거주지인 서부 지역의 표준 중국어 보급을 집중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교육부는 국가어언문자공작위원회와 공동으로 '국가 언어문자 보급공정 실시방안'을 마련해 오는 2020년까지 전국의 푸퉁화(普通話·만다린) 보급률을 평균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중국 청년망이 3일 보도했다.
방안은 지역별로 목표를 정해 서부내륙의 특수 지역의 푸퉁화 보급률을 최저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각 현(縣)별 보급률을 지금보다 10% 포인트 올리도록 했다.
현재 중국 전체의 푸퉁화 보급률은 평균 70%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부와 서부간, 도시와 농촌간 푸퉁화 보급의 격차는 상당히 큰 편이다.
한족들이 거주하는 동부 연안지역과 달리 티베트,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서부지역은 표준 중국어를 말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동부와 서부의 평균 푸퉁화 보급률 차이는 20%에 이른다.
또 대도시 지역의 푸퉁화 보급률은 90%에 이르지만 상당수 농촌 지역은 40%에 불과하며 소수민족 거주 농촌은 더 낮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푸퉁화 프로젝트의 중점 대상을 농촌 지역과 소수민족 거주지로 삼고 이 지역 기층간부와 노동자, 청장년 농민, 유목민들의 푸퉁화 구사 능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중국 교육부는 "중서부 지역 주민의 상당수가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안 되는 형편이어서 탈(脫) 빈곤 추진과 지역경제사회 발전에 영향을 주고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에도 제약이 된다"고 밝혔다.
현지 각급 학교 교사의 연수훈련 과정에 '국가언어' 사용 의식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수업 시간에는 기본적으로 푸퉁화 및 규정 한자를 사용해 가르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푸퉁화 사용 습관을 길들이도록 했다.
특히 산촌 오지 소수민족 지역 교사들의 푸퉁화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도록 푸퉁화 연수를 강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푸퉁화 교육 강화가 소수민족 문화종교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국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서 종교적 극단주의 단속을 이유로 이슬람 베일(부르카)과 특이한 수염 등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번 푸퉁화 프로젝트도 "중국은 다민족, 다언어 인구 대국으로 언어문자의 통용성을 강화해야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배양에 유리하며, 문화적 국가적 동질성을 증진해야 애국주의를 핵심으로 한 민족정신을 선양하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치 일제가 1930년대 한국에서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국어상용'이란 표어를 내걸고 일본어 사용을 강요했던 과거를 연상시킨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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