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기반 공청단출신 루하오 헤이룽장 성장, 내리막길 '형세'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루하오(陸昊·50)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은 한때 중국 정계의 '다크호스'로 통했다.
1967년생인 그는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권력 기반이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수장인 제1서기에 올랐고, 2013년 4월 헤이룽장 대리성장 자리에 오를 정도로 고속 승진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고 '리틀 후진타오'로 불릴 정도여서 앞길엔 거침이 없어보였다.
그런 그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력이 강화될수록, 장벽이 높아졌다.
이른바 후진타오 계열인 루하오는 시 주석의 견제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보인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3일 '장칭웨이가 동북에 오면서 루하오가 찬 바람을 맞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런 내용의 시진핑-후진타오의 권력 투쟁을 소개했다.
둬웨이는 지난 1일 중국 지방 고위직인사에서 장칭웨이(張慶偉·56) 허베이(河北)성 성장이 헤이룽장 당서기로 취임하면서 공청단의 스타 루하오 헤이룽장성 성장의 입지가 크게 줄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단 비슷한 급(級)의 성장이었던 둘이 헤이룽장 당서기와 성장이라는 상하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공산당의 국가지배 형태를 띠는 중국에선 성장은 성 당서기보다 아래 서열이다.
둬웨이는 "장칭웨이의 헤이룽장성 서기 승진과 루하오 성장 유임은, 류링허우(60後·1960년 이후 출생세대) 정계 스타인 둘에겐 적잖은 의미가 있다"며 "올 가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지방 고위직 인사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강화를 노리는 시 주석이 측근을 전진배치함으로써 후 전 주석 세력을 사실상 제거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장칭웨이는 2011년 중국 상용기회사 회장에서 허베이성 대리성장으로 임명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정계 입문 이전 30년간 항공우주 분야에 몸담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54) 충칭(重慶)시 서기, 저우창(周强·57) 최고인민법원 원장과 함께 중국공산당의 제6대 '4대천왕'의 한 명으로 불렸다.
둬웨이는 "애초 루하오가 정년퇴직하는 왕셴쿠이(王憲魁) 헤이룽장 당서기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고, 그에 이어 더 높은 고위직으로 승진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루 성장은 공청단 출신을 일컫는 '퇀파이(團派)' 고위공무원 중 가장 빛나는 별로 여겨졌으나 동북지방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루 성장의 정치실적이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헤이룽장성 최대국유기업인 룽메이(龍煤)광업그룹 노동자 임금체불사건이 발생하면서 루하오 성장은 정치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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