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재수' 문재인, 5년 前과 달라진 점은 뭘까

입력 2017-04-04 08:35   수정 2017-04-04 08:51

'대권 재수' 문재인, 5년 前과 달라진 점은 뭘까

측근들 "정권교체 의지 더 절박해져" 한목소리

'경제성장 담론 보강·인재영입 폭 넓혔다' 자평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5년 전에 이어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대학도, 사법고시도 재수 끝에 합격해 스스로가 "재수에 강하다"고 하는 문 전 대표는 5년 전과는 다른 면모로 '재수 인생'의 '화룡점정'을 노린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측근들은 문 전 대표가 무엇이 가장 달라졌는지를 묻는 말에 하나같이 "정권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더 절박해졌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자신의 대선 출마를 '운명'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 측근은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오래 준비를 해서 출마했다기보다는 갑자기 선택돼서 나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사태를 겪으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최근 한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라에 큰일이 생길 때마다 '내가 지난번에 지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며 "훨씬 절박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정권교체 의지 뿐만아니라 '준비된' 후보라는 수식어도 5년 전과 달라진 대목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경제 분야를 비롯한 정책적인 면이다.

문 전 대표는 2013년 말에 펴낸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성장과 안보에 관한 담론 부족은 확실히 우리의 큰 약점으로, 성장과 안보에서 보수와 경쟁해 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보수 진영보다 더 뛰어난 경제성장 전략이 있어야 국가경영을 맡을 수 있다"고 했던 문 전 대표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5년 전보다 훨씬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수락연설에서도 "경제와 안보, 무너진 두 기둥을 기필코 바로 세우겠다"며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고 구멍 난 안보를 세우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4일 "5년 전에도 포용·창조·협력·생태를 축으로 한 '4대 성장론'을 제시했지만, 단일화 공방에 묻혀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성장 전략에 더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가 제시한 성장 담론인 '국민성장'은 당 대표 시절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며 제시한 '소득주도성장'에 기반을 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 혜택과 분배만으로는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니 국민의 소득을 늘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성장론'에 무게를 두고 그와 관련한 정책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재영입의 폭도 5년 전보다 더 넓어졌다.

문 전 대표는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인재영입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시사했고 당 대표 시절에는 '당의 외연을 넓힐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연정을 비판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를 모셔오느냐'는 비판 속에 캠프 산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문 전 대표가 말한 '외연 확장에 필요한 인재'의 대표적인 예다.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다음 정부에서 한미동맹은 굳건히 유지될 뿐 아니라 더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2012년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는 게 캠프 측의 평가다.

정권교체를 위해 문 전 대표의 태도가 훨씬 유연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4일 "5년 전에는 우리 안의 '원칙주의' 때문에 그러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종편 출연도 마다치 않고 언론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중도·보수 성향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해소하려면 문 전 대표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주변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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