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 전환점…수학여행 역사탐방, 교재 공유 등 교류 확대"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3일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정의 등 4·3의 가치가 역사교육을 통해 발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교육감은 제69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4·3이 계승, 승화되기 위한 핵심 전제는 '교육'"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유족과 도민분들이 환영해주고 손잡아줘서 고마우면서도 송구스러웠고,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을 진상규명과 평화·인권, 화해의 역사로 승화시켜온 것에 대한 감사함과 경외감이 들었다"고 추념식 참석 소회를 전했다. 타 시·도교육감이 4·3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제주교육청이 개발한 4·3 평화인권교육 교재를 바탕으로 4·3의 역사가 발현하는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 상생의 가치를 역사교육에 담고, 이를 통해 아이들을 정의로운 세계 민주시민으로 충실히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사교육 내실화를 위해 전국 교육청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교육청과 광주교육청이 업무협약(MOU)을 체결, 4·3과 5·18 유적을 잇는 수학여행 코스를 개발한 것처럼 수학여행 때 제주를 비롯해 각 지역의 역사유적을 방문하도록 하고 4·3교재 등 전국 교육청이 발간한 역사교재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각 지역의 중요한 역사를 충실히 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국 역사교사 교류·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역사교육의 질을 근본적으로 제고하고 과거 교학사 교과서와 국정 역사교과서, EBS교재 등에서 행해져 온 4·3 왜곡·폄하 시도에 대해서도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5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제주교육청이 개발한 4·3평화인권교육 교재의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우리 근대사에서 이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4·3밖에 없다"며 정명(正名)의 문제를 언급, "학교마다 4월이 되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을 활용해 4·3 계기교육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5월 단체들이 4·3유족회와 교류하면서 서로 추념식에 참석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학생들에게 민주화운동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의 사회·역사교사와 학교의 요청을 받아서 제주에서 개발한 교재를 일괄 배부할 계획이며, 제주에 서울교육청 연수원이 세워지고 서울에서 제주로 학생들이 많이 오게 되면 단순히 아름다운 풍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역사 투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매해 4월이면 세월호 추모와 4·3 역사 계기교육을 함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일부 교육청이 함께 현대사 교재를 제작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해 각 지역에 수학여행 갈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든다면 함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 대선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이 강하다. 어느 후보도 국가교육위 문제나 고교 서열화 문제 등의 현안을 회피하진 못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교육개혁의 대 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며 신설 위원회와 시도교육청, 교육부 간 역할 조정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 규격화된 학교 체제에 아이들을 집어넣어선 안된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틀을 만들고, 강화하고, 통제해왔는데 이제 새로운 시대에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는 선거 때 나오는 하나의 공약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라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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